가수 겸 배우 박유천(33) 씨가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한 경찰 조사를 마치고 4월18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서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구속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배우 겸 가수 박유천(33)씨가 3일 “거짓말을 하게 돼서 많은 분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줄곧 결백을 주장하던 박씨는 호기심에 지난해 여름부터 마약에 손을 댔다고 뒤늦게 털어놨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박씨를 검찰에 넘겼다고 밝혔다. 박씨는 이날 수감돼 있던 수원남부경찰서를 나서면서 취재진에 “벌 받아야 할 부분은 벌 받고, 반성하면서 살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 2~3월 전 연인인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와 함께 3차례에 걸쳐 필로폰 1.5g을 구매하고 이 가운데 일부를 7차례에 걸쳐 서울 용산구 한남동 황씨 오피스텔 등에서 투약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지난해 여름 당시 자신이 살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의 한 오피스텔에서 혼자 1차례 필로폰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다만, 박씨는 경찰에서 “황씨로부터 필로폰을 건네 받았다. 호기심에 마약에 손을 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경찰은 다른 마약 투약 혐의로 황씨를 붙잡아 조사하는 과정에서 황씨로부터 “박씨와 함께 마약을 투약했다”는 진술을 받고 박씨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박씨는 마약 투약 의혹이 불거지자 기자회견을 자청해 “마약을 하지 않았다”며 줄곧 결벽을 주장했다.
올해 초 서울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마약 판매상의 것으로 의심되는 계좌에 직접 수십만원을 입금하고, 20~30분 뒤 특정 장소에서 황씨와 마약으로 추정되는 물건을 찾는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 증거에도 “황씨의 부탁으로 무엇인지 모를 물건을 찾아줬다”며 부인했다.
그러나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마약 반응 검사 결과 ‘양성’ 반응이 나온 데 이어 지난달 26일 법원의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되자 심경에 변화를 일으켰다. 수감된 뒤 사흘만인 29일 자신의 마약 투약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박씨는 경찰에 “나 자신을 내려놓기 두려웠다”며 거짓말 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