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사도우미를 불법 고용한 혐의로 기소된 한진그룹 고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왼쪽 사진)씨와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을 마친 뒤 법원을 나오고 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관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조현아(45)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그의 모친 이명희(70) 일우재단 이사장에게 검찰이 징역형을 구형했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오창훈 판사 심리로 16일 오후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관세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 대해 징역 1년4개월에 추징금 6200여만원을 구형했다. 또한 같은 혐의로 기소된 이 이사장에 대해서는 재판부에 징역 1년 및 벌금 2000만원, 추징금 3200만원을 구형했다.
조 전 부사장은 최후진술에서 “법적인 절차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이런 잘못을 저지른 점 깊이 반성한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이 이사장도 “이 미련한 사람의 부탁으로 열심히 일한 직원들이 이 자리에 함께 오게 됐다”며 직원들에게 사과했다.
이들의 변호인은 범행을 모두 인정하면서도 “피고인들이 대한항공 문서수발 시스템의 편리함을 우연히 알게 돼 범행한 것이지 처음부터 밀반입 의도는 없었다. 반입한 물품은 대부분 의류나 아이들 장난감 등 생필품으로 자신들의 지위를 이용해 사치를 일삼은 것도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조 전 이사장 쪽에서 범행을 모두 인정함에 따라 이날 첫 공판에서 구형까지 이뤄졌다. 조 전 부사장은 2012년 1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국외 인터넷 쇼핑몰에서 구매한 명품 의류와 가방 등 시가 89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205차례 대한항공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 이사장은 2013년 5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대한항공 해외지사를 통해 도자기·장식용품·과일 등 3700여만원 상당의 물품을 여객기로 밀수입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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