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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 미생물학자들의 오랜 숙제 풀었다

등록 2019-05-20 12:04수정 2019-05-20 12:08

담수에 가장 많은 ‘세균’ 배양 성공…세계 최초
소양호에서 acI 분기군을 배양한 배양방법 모식도. 인하대 제공
소양호에서 acI 분기군을 배양한 배양방법 모식도. 인하대 제공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담수 환경에서 가장 많이 존재하는 세균을 배양하는 데 성공했다. 이는 지난 20여 년 동안 많은 미생물학자가 실패를 거듭한 분야로, 이번 연구는 다양한 미생물 자원 확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인하대는 조장천 생명과학과 교수 연구팀이 이런 성과를 거뒀다고 20일 밝혔다. 학교 설명을 들어보면, 조 교수 연구팀은 강원도 춘천 소양호에서 채집해 멸균한 물에 아미노산과 비타민, 탄소원, 과산화수소를 물과 산소로 바꾸는 효소인 카탈레이스 등을 첨가해 순수배양체를 얻어내는 데 성공했다. 특히 카탈레이스를 첨가하자 배지(세균의 증식, 보존 등에 사용되는 액체 또는 고형의 재료)의 과산화수소 농도가 크게 떨어지면서 세균이 많이 늘어나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들이 배양한 세균은 지구의 모든 담수 호수에 사는 ‘acl 집단’ 혹은 플랑크토필라 집단이라고 불리는 세균그룹이다. 유전체가 약 130만개 염기로 구성돼 있는 세균으로 1990년대 이미 모든 호수에 존재하는 세균 중 양이 가장 많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순수배양체가 확보되지 않아 관련 연구 역시 답보 상태였다.

이들은 집락(콜로니)을 형성하지 못하는 데다 생존에 필요한 여러 영양소도 스스로 합성하지 못해 환경에 존재하는 다른 세균들의 도움을 받아야만 생존이 가능하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그동안 순수배양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이번 연구는 담수 호수 최다 세균인 ‘acl’ 분기군의 생존전략이 무엇인지 밝히는 열쇠가 될 전망이다. 또 유전체 크기가 매우 작은 비배양성 세균을 배양하는 데도 활용해 다양한 미생물 자원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장천 교수는 “이번 연구는 집락을 형성하지 않는 난배양성 세균들을 효율적으로 키울 수 있는 연구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며 “이번에 배양된 acl 집단은 같은 환경에서 서식하는 다른 세균이 만든 과산화수소분해효소의 도움을 받아 호수 환경에서 생존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조 교수 연구팀의 이런 내용이 담긴 논문 ‘생화학적 도우미, 카탈레이스를 사용한 담수 편재성 악티노박테리아 acI의 배양’은 <국제미생물생태학회 저널>(ISME Journal; IF 9.52)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기초연구사업 및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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