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250여명이 모이는 총회를 계획했던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월참)가 총회를 ‘특별방역관리주간’(4월26일∼5월2일)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다만, 자발적인 것이 아닌 방역 당국의 ‘불가’ 통보에 따른 것이라, 일부 참전용사들의 감염 확산에 대한 안이한 인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8일 전라북도와 국가보훈처 얘기를 들어보면, 월참은 이달 30일 1박2일 일정으로 전북 무주의 한 리조트에서 중앙회 총회 개최를 추진했다. 비수도권의 경우 공적 행사의 모임 인원을 499명까지로 제한하고 있지만, 감염 피해를 우려한 전북도와 무주군은 이날 월참이 요구한 ‘1박2일에 식사 제공’ 요구에 “안 된다”고 통보했다. 국가보훈처도 이날 월참 관계자를 만나 “정부의 특별방역기간 설정 취지에 맞게 행사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그러자 월참 쪽은 “다음 달 7일 1시간 동안(오후 2∼3시) 먹고 마시는 일 없이 총회만 열겠다”고 계획을 변경했다.
대한민국월남전참전자회 총회 개최일 변경통보문. 한 회원 제공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전북도 관계자는 “방역수칙에서 499명으로 제한한 건 그 이하면 괜찮다는 게 아니라 되도록 모임을 하지 말라는 취지”라며 “행사 당일에도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월참 회원 평균연령은 76살(지난해 기준)로 대부분 고위험군이고 상당수가 참전 후유증에 따른 상이등급을 부여받은 기저질환자다.
한 월참 회원은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월참 지도부가 안전에 대한 의식이 너무 부족한 것 같다. 법령상 감독 기능을 해야 할 보훈처도 월참에 끌려다니고 있어 걱정”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27일 <한겨레>는 고령에 참전 후유증을 앓고 있는 월참 회원들의 총회 개최에 따른 감염 피해 우려를 보도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