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8일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미얀마의 봄 두 번째 이야기-평화사진전’ 개막식에서 참석한 미얀마인들과 군부에 저항하는 의미를 담은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경기도 제공
“1980년 5월(광주 민주화운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 일원이 됐던 한 명으로서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응원하겠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28일 수원시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린 ‘미얀마의 봄 두 번째 이야기: 평화사진전’ 개막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1980년 5월 그때 공장 생활을 하는 노동자였던 저는 언론에 속아서 그들을 폭도로 비난하는 2차 가해에 참여했고, 그 후에 진실을 어려운 과정을 통해 알게 돼 인생을 바꾸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며 “참으로 많은 시간 억울한 피해자들과 가족들이 겪은 그 고통을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 의해서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뒤엎고 무력에 의존해 국가 체제를 전복한 미얀마 군부에 전 세계인이 비판하고 있다”며 “미얀마가 하루빨리 민주적인 정부로, 국민의 인권과 생명이 존중되는 체제로 회복되기를 기원한다”고 했다.
경기아트센터는 이날부터 다음 달 1일까지 광장에서 환경·평화 운동가인 박일선 작가가 2000년대 찍은 미얀마 현지 사진과 미얀마민주주의네트워크에서 전달받은 미얀마 민주화운동 현장 사진 등 50여점을 전시한다. 쿠데타 이전인 2000년대 미얀마에서 미소를 지으면 카메라를 바라보는 소녀, 맑은 하늘 속 사찰 등 평화로운 모습과 민주화운동 이후 군부가 살상한 국민 등 참혹한 현장을 대조적으로 제시했다.
개막식에는 이 지사를 비롯해 이우종 경기아트센터 사장, 미얀마 민주주의 민족동맹(NLD) 한국 지부장 얀나이퉁 등이 참석했다. 사진전을 기념해 작곡가 김형석씨가 만든 ‘기도’(The Prayer)를 가수 정밀아씨가 김형석씨의 피아노 연주에 맞춰 초연했다.
한편, 경기도에는 국내 거주 중인 미얀마인 2만5000여명 중 45%(1만3000여명)가 거주 중이다. 미얀마는 지난 2월 군부 쿠데타 발발 뒤 국가비상사태가 선포됐다. 군부는 독재에 저항하는 비무장 시민을 상대로 폭력적 진압을 지속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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