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수입하다 적발된 맹독성을 가진 사탕수수두꺼비. 인천본부세관 제공
맹독성 사탕수수 두꺼비, 멸종위기종 악어, 아나콘다 등 국외에서 불법으로 생태계 위협생물을 밀수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인천본부세관은 지난달 19~23일까지 수입 외래생물에 대해 안전성 집중검사를 한 결과, 환경부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수입한 생태계 위협생물인 맹독성 사탕수수두꺼비 등 모두 173개체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검사에서 적발한 중남미 원산 ‘사탕수수두꺼비’는 불법 반입을 확인한 첫 사례가 됐다. 괴물 독 두꺼비로도 불리는 사탕수수두꺼비는 국제자연보전연맹(IUCN)에서 지정한 ‘세계 최악의 침입 외래종'으로, 생태계를 교란해 생물다양성을 해치는 동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맹독을 내뿜는 독 분비샘을 지녀 개나 고양이 등 반려동물을 공격하거나 병을 옮길 수 있다. 이 동물은 이번 검사에서 애완용으로 16개체나 불법 반입됐다.
또 국제적멸종위기종(CITES 2급)인 카이만 악어, 그린아나콘다 등 57개체를 포장박스 하단에 이중바닥을 만들어 몰래 숨겨 들여오려던 일당도 적발 됐다. 가장 작은 악어류인 카이만 악어와 길이가 5m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긴 뱀으로 알려진 그린 아나콘다는 최근 애완용 거래를 위해 현지에서 불법 포획되고 있다. 이 밖에도 유입주의 생물로 지정된 아프리카 발톱개구리도 100개체가 적발됐다. 이 개구리는 항아리곰팡이병 매개체로 알려졌다.
인천본부세관은 적발한 건을 전량 통관보류 조처하는 한편, 생태계를 해칠 우려가 있는 생물이 불법 반입되지 않도록 향후 통관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이번 집중검사에 참여한 김수환 박사(국립생태원 외래생물연구팀)는 “최근 다양한 종류의 외래생물이 수입되고 있다. 특히 이번에 적발된 독두꺼비, 악어와 같은 이색적인 애완동물의 수요가 확인되고 있어 이런 동물들이 암암리에 불법 거래될 경우, 국내 생태계에 매우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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