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의료인이 아닌 병원 관계자가 대리 수술을 한 혐의(의료법 위반) 등으로 공동 병원장 ㄱ씨 등 인천의 한 척추 전문병원 관계자 15명을 입건하고, 이들 중 6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5일 밝혔다.
경찰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한 6명 가운데 의사는 공동 병원장 3명이며, 나머지 3명은 대리 수술을 한 행정직원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올해 5월 공동 병원장 3명 등 모두 9명을 입건했으나 추가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6명을 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입건자 중 의사는 모두 5명이다.
ㄱ씨 등은 올해 2월 수술실에서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들을 시켜 환자의 수술 부위를 절개하거나 봉합하는 등 여러 차례 불법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동영상에는 한 행정직원이 수술대에 누운 환자의 허리 부위를 절개하자 의사인 원장이 5분가량 수술하고, 이어 또 다른 행정직원이 봉합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5월 해당 척추 전문병원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공동 병원장들과 일부 행정직원 등의 휴대전화 10대를 비롯해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 서버 자료와 내부 폐회로텔레비전(CCTV)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병원이 의사 인건비를 줄이고 많은 환자를 받으려고 대리 수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병원 쪽은 대리 수술 등 불법 의료행위를 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확보한 증거물과 범행 가담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건자 중 5명에 대해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