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민헌(52) 인천경찰청장이 ‘층간소음 살인미수 사건'의 부실대응 책임을 지고 경찰 조직을 떠난다.
송 청장은 “경찰의 부실 대응에 대한 총괄 책임을 지고, 인천청장직에서 물러남과 동시에 경찰을 퇴직한다”고 1일 밝혔다. 그는 “인천경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시민 안전을 지키는 경찰의 책무가 얼마나 무겁고 엄중한지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 환골탈태 자세와 특단의 각오로 위급 상황에 부닥친 시민 보호에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위축된 공권력의 장기화가 자칫 정당하고 적극적 법 집행까지 영향을 받을까 우려된다”며 “시민의 당연한 분노와 비난은 감내해야 할 상황이지만, 열심히 직무를 수행하는 인천경찰에게 따뜻한 격려를 보내준다면 심기일전해서 더욱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북 칠곡 출신인 송 청장은 고려대 행정학과와 한양대 대학원 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9년 경찰에 입문했다. 미국 시카고 영사, 경찰청 인사담당관, 경찰청 정보심의관과 기획조정관, 대구경찰청 2부장, 행정자치부 소속 치안정책관 등을 지냈다.
한편, 인천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날 오전 부실 대응 사건과 관련해 인천경찰청 112상황실과 정보통신운영계 사무실 등 6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인천경찰청은 논현경찰서 한 지구대 소속 ㄱ 경위와 ㄴ 순경을 해임하고, 논현경찰서장은 직위 해제했다. ㄱ 경위 등은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 현장에서 부적절하게 대응한 사실이 드러나 징계위에 회부됐다.
ㄴ 순경은 빌라 4층의 40대 남성이 아래층에 거주하는 50대 여성을 향해 3층 복도에서 흉기를 휘두르는 것을 보고도 1층 밖으로 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ㄱ 경위는 흉기 난동이 벌어진 상황을 알고도, 곧바로 현장으로 달려가 가해자를 제압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원 및 구조 요청 등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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