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지연구소는 남극대륙에서 총 길이 1740㎞에 이르는 ‘K루트(코리안루트)'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다고 28일 밝혔다.
K루트 탐사대는 남극 현지시각 이달 19일 오후 1시 목표지점인 돔C 지역 프랑스-이탈리아 콘코르디아 기지에 도착했다. 지난달 13일 장보고과학기지를 출발한 지 37일 만이다. 돔C구역은 100만년 전의 빙하가 존재하는 곳으로 알려진 곳이다.
탐사팀이 개척한 육상루트는 1310k㎞로, 빙저호를 탐사하기 위해 추가 확보한 430㎞를 더하면 총연장은 1740㎞에 달한다. 빙저호는 수백~수천m 두께의 빙하 아래에 존재하는 호수로, 오랜 기간 외부와 차단된 채 독특하게 진화돼 과학적 탐구가치가 높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K루트 개척으로 우리나라는 남극내륙에 새로운 기지를 세우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으며, 심부빙하 탐사, 천문관측 등 남극내륙 기반의 연구들도 가능해졌다고 극지연구소는 설명했다. 남극대륙은 평균 해발고도가 2000m가 넘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대륙으로 빙하와 크레바스가 가로막고 있어서 접근이 어려워, 전 세계에서 남극내륙 진출로를 확보한 나라는 6개국에 불과하다. K루트 개척으로 우리나라는 진출로를 확보한 7번째 국가가 됐다.
정부 지원을 받아 2017년부터 K루트 탐사를 시작한 극지연구소는 추가 육상루트 개척을 이어갈 계획이다. 강성호 극지연구소장은 “이번 K루트 개척으로 남극연구의 범위를 크게 확장하고 남극연구 선진국들과 경쟁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며 “국내 학교와 연구기관, 산업계가 K루트를 통해 남극에 진출하고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극지연구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