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시 처인구 포곡읍 에버랜드 주변 악취관리지역 지정·고시 당시인 2018년 6월 축산농가 현황. 용인시 제공
연간 900만명이 방문하는 유명 관광지지만, 축산농가 악취로 골머리를 앓던 에버랜드 근처에선 늘 코를 싸맸다. 경기 용인시가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지 6년, 공기가 달라졌다. 58곳에 달했던 축사가 14곳으로 줄어들면서다. 남은 축사도 이전이나 철거를 앞두고 있다.
3일 용인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시는 2015년 9월 축산농장 58곳이 밀집된 처인구 포곡읍 유운리와 신원리 일대 축산 악취를 근절하겠다며 악취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수십년 동안 악취 고통에 시달린 지역 주민뿐만 아니라 연간 900만명이 찾는 에버랜드와도 가까워 관광객 민원도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는 악취전담 티에프팀을 두고, 악취저감용 안개분무시설 지원, 악취저감제 배포, 분뇨처리시설 지원, 음식물 사료 반입 농가 단속 등을 통한 지원대책과 강력한 행정처분 등을 벌여왔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
시는 2018년 6월 이 일대 축사 등을 포함해 24만6566㎡를 악취관리지역으로 지정하고, 한층 강화된 악취방지대책을 추진했다. 시는 이때부터 악취 저감이 아닌 축사 이전·폐쇄를 유도해 악취원을 근본적으로 없애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선회했다. 축사를 이전하거나 폐쇄할 경우 건축물 가액을 보상해 주자 축사가 하나둘씩 없어지기 시작했다. 58곳에 달했던 축사는 보상제도 시행 이후 2019년 40곳, 지난해 14곳으로 감소했다. 지난해까지 모두 축사 51곳(다른지역 4곳 포함)이 인적이 드문 외곽으로 이전하거나 폐쇄했다. 예산 93억원이 투입됐다. 1곳당 약 2억원의 보상비가 지급된 셈이다.
시는 올해도 보상비 10억원을 확보한 상태다. 축사 6곳을 자진 이전하거나 폐쇄를 유도하고, 보상비 신청 축산농가가 많으면 추가로 예산을 세울 방침이다. 최영석 시 악취관리 티에프팀장은 “보상제 시행으로 악취 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인다”며 “민원도 현저하게 줄어 시민이나 관광객에게 쾌적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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