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썩는 데만 450년 ‘폐마스크’, 오염 대신 생활용품 거듭날까

등록 2022-02-06 18:44수정 2022-02-07 02:00

주원료 폴리프로필렌, 소각하면 독성물질 발생
수거 뒤 재활용…의자·펫 용품 등으로 재탄생
용인시청사에 설치된 폐마스크 수거함. 용인시 제공
용인시청사에 설치된 폐마스크 수거함. 용인시 제공

코로나19 시대 방역 필수품. 한때 정해진 날에 줄을 서야 구매할 수 있었던 귀한 존재, 마스크. 하지만 어느덧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골칫거리가 됐다. 경기도 용인시가 고심 끝에 폐마스크 재활용 사업에 먼저 나섰다.

용인시는 7일부터 폐마스크를 가공해 플라스틱 의자나 반려동물 용품 등으로 만드는 시범사업을 진행한다고 6일 밝혔다. 시와 손을 잡은 건 보건용 마스크 등을 제작하는 방진 전문업체 제이제이글로벌이다. 시는 우선 시청사와 수지구 신봉동 엘지(LG)1차아파트 두곳에 폐마스크 수거함 7개를 설치했다. 자동살균시스템을 갖춘 수거함에 모인 폐마스크는 업체가 수거해 열처리 공정을 거친 뒤 폴리프로필렌(PP) 수지로 만든다. 마스크는 원래 폴리프로필렌이 주원료다. 폴리프로필렌은 플라스틱의 한 종류로 환경호르몬을 배출하지 않는다. 전자레인지에 돌려도 안전해 음식 용기나 가전제품, 의료용품 등에 사용된다. 하지만 이 물질이 썩는 데는 450년 이상 걸린다. 소각하면 독성물질인 다이옥신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러모로 재활용 실익이 높지만 폐마스크는 부직포와 코 부분에 얇은 철사 분리배출이 까다롭다. 무엇보다 감염 우려 탓에 일반쓰레기 봉투로 직행했다.

시는 110만 용인시민이 하루 한장씩 마스크를 사용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마스크 약 4억150만장(약 1600t)이 버려질 것으로 본다. 이는 용인시 일반 종량제 생활폐기물 연간 발생량 12만2000t의 약 1.3%에 이른다. 전종수 시 도시청결팀장은 “버려지는 마스크를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해 환경오염을 막고, 생활폐기물을 감량할 수 있는지 파악해보는 것이 우선 목표”라며 “서너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운영 성과를 평가해 모든 공동주택단지로 확대할지 판단해보겠다”고 했다. 실제로 마스크를 재활용하면, 한장당 폴리프로필렌을 3.1g가량 추출할 수 있다. 통상 20~30㎏ 내외의 공원 벤치를 하나 제작하는 데에 마스크 6500개가량이 들어갈 것으로 본다.

시범사업 동안 수거함 설치부터 수거 등 모든 사업 비용은 업체에서 전액 부담하기로 했다. 업체는 버려진 천막, 자동차 방수포 등을 가방으로 재활용해 큰 호응을 얻은 스위스 친환경 업사이클링 브랜드 ‘프라이타크’를 모범사례로 삼았다. 앞서 제이제이글로벌은 지난해 9월 서울 노원구 상계1단지(2050가구)에도 수거함을 설치해 4개월 동안 폐마스크 413㎏(13만7700개)을 수거한 바 있다.

한편,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해 3월 발표한 국민 마스크 사용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 1인당 2.3일에 마스크 한개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 버려지는 마스크만 73억개 이상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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