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탄천에 설치된 길이 51.5m, 높이 1.3m, 너비 3.3m의 ‘백궁보’가 10일 오후 중장비에 의해 30여년 만에 철거되고 있다. 성남/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경기도 용인시에서 발원해 성남 분당을 거쳐 한강으로 흘러가는 탄천에 설치됐던 보 9개가 철거된다.
경기 성남시는 “기능을 상실한 백궁보 등 탄천의 9개 보(콘크리트 재질 8개, 고무 재질 1개)를 올해 말까지 철거한다”고 10일 밝혔다. 탄천 성남 구간(15.7㎞ )에는 1990년대 초반 농업용수 확보와 치수를 위해 보 15개가 설치됐으나, 분당 새도시 건설 등으로 주변 지역이 도시화 돼 모두 제 기능을 잃어 철거가 결정됐다.
시는 “환경부 ‘하천 수생태계 연속성 확보사업’의 하나로 국비 90억원을 확보해 이들 보를 철거하고 자연석 등으로 경사를 만들어 자연형 여울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철거되는 보는 백궁보·백현보·오리보·수내보·구미보·돌마교보·양현보·사송보·둔전보 9곳인데, 이 가운데 이날 오후 분당구 정자동 백궁교에 위치한 백궁보(길이 51.5m, 높이 1.3m, 폭 3.3m) 철거가 시작됐다. 백궁보는 백현교 직하류에 있는 백현보(길이 107.0m, 높이 2.75m, 폭 8.5m)와 함께 3~4월 철거되고, 6월까지 여울이 조성된다. 나머지 7개 보는 12월 말까지 정비한다.
시는 “보가 철거된 자리에 여울을 만들면 물 흐름이 빨라지면서 수질이 개선되고 생태이동로가 확보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는데 효과가 크다”고 설명했다. 시는 앞서 2015년 탄천보, 2018년 미금보를 철거한 바 있다.
성남환경운동연합은 “백궁보 철거는 하천의 연속성을 위해 환경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가 힘을 모았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길이 35.6㎞인 탄천은 용인~성남시 분당구~서울 송파·강남구를 거쳐 한강으로 흘러든다. 성남시는 “최근 탄천의 성남 구간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이 2019∼2020년 평균 2급수(약간 좋음) 수준으로 개선됐다”며 “지난해에도 상류 1곳을 제외한 9개 측정 지점에서 모두 2급수 수질을 유지했다”고 덧붙였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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