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적발된 베트남인들이 불법 도박장으로 임대 사용한 경기 안산의 한 비닐하우스. tkwls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전국 각지에 있는 자국민을 상대로 불법 도박장을 개설·운영한 베트남인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남부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개설 등의 혐의로 ㄱ(34)씨 등 베트남인 5명을 구속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ㄱ씨 등이 운영한 도박장에서 도박한 혐의로 베트남인 35명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ㄱ씨 등은 올해 3월부터 5월1일까지 경기 안산시 단원구 외곽의 한 비닐하우스를 빌려 그릇 안에 있는 주사위의 색을 맞추면 돈을 따는 베트남 전통도박인 ‘속띠아’ 도박장을 개설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또 도박장에서 소란을 부렸다는 이유로 도박장 이용자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도 있다.
경찰은 지난 1일 새벽 4시께 도박장 단속을 벌여 현장에서 도박한 베트남인 35명을 검거했다. 이들 가운데 15명은 불법체류자로 파악돼 출입국·외국인청에 신병을 인계했다. 도박한 참가자 가운데 18명은 결혼이민자 등 여성이었다. 적발된 35명은 수도권뿐만 아니라 호남, 광주, 부산, 충청 등 전국 각지에서 온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 도박장에서 도박한 참가자들이 베트남 전통도박인 ‘속띠아’ 도박을 하고 있는 현장 영상.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ㄱ씨 등은 밤 11시부터 다음날 정오까지 도박장을 운영하며 3시간당 5만원의 참가비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박장 위치를 숨기려고 지하철역에서 도박장까지 암막 차량도 운행했다.
경찰은 현장에서 도박자금으로 쓰인 현금 5300만원과 영업장부도 압수했다. 경찰은 도박행위자 추가 확인 및 도박자금 흐름을 분석하는 등 수사를 확대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인적이 드문 장소를 물색해 단속을 피하려 했지만, 첩보를 입수해 그동안 증거 확보를 위한 수사를 벌여왔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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