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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올해 ‘수해방지·치수 예산’ 18% 싹둑…‘속수무책’ 자초?

등록 2022-08-09 21:01수정 2022-08-10 10:21

올해 수해방지·치수 예산 896억원 삭감…10년새 최저
안전총괄실 책임자는 공석…재난 대응 예산·인사 ‘구멍’
전날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에 갇혔던 시민들이 두고 대피한 차량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위에 뒤엉켜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전날 내린 폭우로 불어난 물에 갇혔던 시민들이 두고 대피한 차량들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진흥아파트 앞 서초대로 위에 뒤엉켜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8일 오후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서울시내 곳곳에서 대규모 침수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서울시의 올해 수해방지·치수 예산이 지난해에 견줘 896억원 삭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2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서울시 재난 대비 컨트롤타워 구실을 하는 안전총괄실의 실·국장도 모두 공석이었다. 재난 대비의 핵심 축인 예산과 인사에서 구멍이 난 셈이다.

서울시 자료를 보면, 올해 수방·치수 관련 예산은 4202억원으로, 전년(5098억원)보다 896억원이 적다. 항목별로는 ‘하수 시설 관리’ 예산이 467억원, ‘치수 및 하천 관리’ 예산이 429억원 깎였다. 수방·치수 예산은 2012년 4317억원에서 2019년 6168억원까지 늘다가 2020년부터 감소세를 보였다. 올해 관련 예산은 최근 10년 새 가장 적고, 전년 대비 삭감 폭은 가장 가파르다. 서울시는 “지난 10년간 대규모 예산이 소요된 사업들이 마무리 단계에 있어 수해 방지 관련 예산은 2020년부터 감소 추세였다”며 “앞으로 전수조사를 통해 수방·치수 관련 보강 수요를 면밀히 파악해 내년도 본예산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재난 때 컨트롤타워 구실을 해야 하는 안전 관련 실·국장은 지난 8일부터 공석인 상태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달 29일 한제현 안전총괄실장을 행정2부시장으로, 지난 8일엔 백일헌 안전총괄관을 광진구 부구청장으로 발령 낸 뒤 후속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서다. 이 두 자리는 3급 이상 간부 인사가 예정된 19일에야 후임자가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송재혁 서울시의원(행정자치위원회·더불어민주당)은 “수방·치수 예산이 축소되고 안전총괄실 공석이 상당 기간 방치되는 걸 보면 오세훈 시장이 재난 대비를 가볍게 생각하는 건 아닌지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직전 2년간 안전총괄실장을 맡았던 한제현 행정2부시장을 컨트롤타워로 세워 수방 대책을 챙기고 있다. 부구청장 전보를 실시한 이유도 자치구의 재난 대응 등 원활한 구정 운영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9일 저녁 7시 현재 전날 내린 폭우로 서울 5명, 경기 3명, 강원 1명 등 모두 9명이 숨지고 6명(서울 4, 경기 2)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서울 관악구에선 반지하 방이 물에 잠겨 일가족 3명이 숨졌고, 380㎜의 기록적 강수량을 보인 동작구에선 가로수 정리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동작구의 침수된 집에선 주민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기 광주시에선 버스정류장 시설물에 깔려 1명이 숨지고, 도로에 쏟아진 토사에 휩쓸려 1명이 목숨을 잃었다. 화성시에선 산사태로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1명이 숨졌으며, 강원 횡성에선 산사태로 매몰된 주민 1명이 주검으로 발견됐다.

서울 실종자 4명은 모두 서초구에서 나왔다. 지하상가 통로와 음식점, 강남효성해링턴타워 앞 하수구(2명)에서 물살에 휩쓸린 것으로 추정된다. 경기 광주시 주민 2명도 범람한 하천물에 휩쓸려 실종됐다.

주택과 상가 침수도 741건에 이른다. 주로 서울(684건)과 인천(54건)에 집중됐다. 중대본은 이번 폭우로 328가구 441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끝까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호우 피해로 인한 국민 불편이 없도록 신속하고 철저하게 대응해야 한다”며 “응급복구를 실시하되 소방 구조대원들과 지자체 현장 공무원들도 안전에 각별히 유의하라”고 말했다.

김선식 전종휘 기자 k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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