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수원역 성매매업소가 있던 자리에 들어선 문화공간 ‘기억공간 잇-다’가 22일 개관했다. 수원시 제공
옛 경기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에 성매매업소 건물을 고쳐 꾸민 문화공간 ‘기억공간 잇-다’가 22일 문을 열었다. 수차례 재개발에 실패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구역 내 소방도로 개설을 계기로 지난해 5월 자진 폐쇄한 바 있다.
수원시는 이날 팔달구 수원역 맞은편 성매매업소가 있던 자리에 들어선 ‘기억공간 잇-다’ 개관식을 열고, 첫 기획전 ‘집결지의 기억, 도시의 미래를 잇다’ 전시를 선보였다. 10월21일까지 두달간 진행되는 이번 기획전은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 형성부터 변천, 폐쇄 과정을 볼 수 있도록 전시 공간을 구성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낮 1~2시 미운영),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1960년대부터 운영을 시작한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는 구역 전체를 재개발하려는 시도가 여러차례 있었지만, 업주 반발 등으로 번번이 무산됐다. 그러다 소방도로 개설을 계기로 지난해 5월31일 밤 모두 자진 폐쇄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시는 소방도로 개설 구간 내 집결지 잔여지에 있던 성매매업소 1개동을 개보수해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연면적 84.23㎡, 단층 건물로 전시 공간과 커뮤니티 공간으로 활용한다. ‘잇-다’라는 이름은 60여년 동안 세상과 철저하게 단절된 장소였던 수원역 성매매 집결지를 시민들과 이어지는 공간으로 만들고, 어두웠던 과거와 밝은 미래를 잇는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성평등 도시 수원을 상징하는 공간이자, 지역주민의 문화 거점, 편안한 동네 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