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국 지자체 최초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종합 지원 나선다

내년부터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통합 지원센터’ 운영
상담원이 경찰 조사 조력하는 ‘전문상담원 동석 지원제도' 신설

서울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경찰연계·지원체계 및 지원센터 확대 운영 계획. 서울시 제공

최근 ‘제2의 n번방’ 등 성착취 피해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가운데 서울시가 아동·청소년 성착취 피해자 지원을 위한 조례를 마련하고, 내년부터 통합 지원센터를 가동하는 등 전국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미성년자 대상 성착취 피해에 대한 종합 대책을 내놓았다.

서울시는 15일 “‘성착취’를 ‘아동‧청소년의 열악한 지위를 이용해 불법적이고 유해한 성적 행위를 하도록 유인‧강요하거나 성적으로 이용하는 행위’ 일체로 간주하고, 성착취 피해 전반에 대한 지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번 대책은 ‘유엔(UN) 아동권리협약’ 등 국제 인권규범에서 정의하는 성착취 개념을 채택했다.

종합대책은 아동·청소년 인권보호를 위한 사회적 기반 조성, 사각지대 없는 맞춤형 지원책 마련, 촘촘한 감시망 확충 등 3개 분야 13개 과제로 구성된다. ‘서울특별시 아동‧청소년 성착취 방지 및 피해자 지원 조례’도 제정해 종합지원에 필요한 제도적 근거도 마련할 계획이다.

우선 내년부터 기존 ‘성매매 피해 아동·청소년 지원센터'의 기능을 확대한 ‘성착취 피해 아동·청소년 통합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통합 지원센터에서는 성착취 피해예방부터 피해 상담, 의료‧법률 지원, 심리치유 등을 종합적으로 지원한다. 성매매 피해에 한정됐던 지원 대상도 그루밍, 협박, 성폭력 등까지 확대했다.

또 아동·청소년 경찰 조사시 전문상담원을 파견하는 ‘전문상담원 동석 지원제도'도 신설한다. 이 제도는 보호자 연락이 어렵거나 반복 피해를 경험하는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본인이 동의할 경우, 상담원이 파견돼 경찰 조사 과정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조력하는 제도다.

이번 대책은 지난 2020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이 개정돼 성매매에 유입된 아동·청소년을 ‘대상 아동·청소년’에서 ‘피해 아동·청소년’으로 규정한 이후 나온 지자체 단위의 첫 대응 방안이기도 하다.

원미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권익사업팀장은 “법이 개정됐지만 수사 현장에선 아이들이 ‘피해자’로 보호받고 있지 못한 경우가 많다. 여전히 ‘피의자’ 취급을 받고 야간 조사를 받거나, 밤새 현장 검증을 다니기도 한다”면서 “종합대책은 성매매를 성착취 개념으로 전환하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 외에도 장애인, 남성, 저학력자 등 피해자별 맞춤 지원을 강화하고, 성매매 피해 청소년지원시설(5개소) 퇴소 청소년 가운데 경제적·정서적으로 취약한 청소년들에게 내년부터 자립정착금(1000만원)과 자립수당(3년간 월 30만원) 지원하는 대책 등도 포함됐다.

손지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