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1월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에서 ‘제2 n번방’ 주범인 미성년자 성착취범 엘이 체포돼 구금 중이다. 서울경찰청 제공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만들고 유포해 제2의 ‘엔(n)번방’으로 불린 사건의 주범 ‘엘(가명·이성일)’의 공범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9부(재판장 김승정)는 9일 성착취물을 제작·배포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 위반)로 재판에 넘겨진 엘의 공범 40대 김아무개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 등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김씨) 범행은 성적 가치관이 충분히 확립되지 않은 미성년자에게 심각한 해악을 끼치고, 온전한 자기결정권을 행사하기 어려운 미성년자를 성적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죄질이 나쁘고 중대하다”며 “범죄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 피해자들 위해 (각) 1000만원을 형사 공탁함으로써 피해회복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김씨는 2021년 10~11월 엘과 공모해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6개를 제작하고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성인 불법 촬영물 6개를 유포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및 성인 불법 촬영물 2000여개를 소지한 것도 확인됐다.
이날 법정에 출석한 피해자 쪽 변호인은 “최근 (이 사건) 영상유포 관련 검색어가 엄청나게 유포되고 있다”며 “(인터넷상에서) 피해가 삭제되거나 줄지 않는다는 점을 형량에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검사는 “관련 공범들을 계속 수사하고 있다”며 “형이 너무 적게 나와 항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피해를 당한 미성년자에게 다시 범행을 저지르는 등 죄질이 불량하다”며 징역 10년을 구형한 바 있다.
해당 범행을 주도한 이성일씨는 2020년 12월부터 2022년 8월까지 호주 시드니에서 온라인을 통해 한국의 아동·청소년 9명을 협박해 알몸이나 성착취물을 만들고 1200개가량의 영상을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혐의(청소년성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경찰은 2022년 11월 호주에서 엘을 검거했고, 검찰은 국제 공조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권지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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