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6년까지 여의도에 국제 항만 기능을 갖춘 ‘서울항’을 건설할 계획을 밝혔다. 환경단체는 생태계 파괴와 안전 우려를 들며 반발했다.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2010년 경인아라뱃길을 통해 한강과 서해를 잇는 ‘서해 주운 사업’을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서울시는 14일 “여의도에 2026년까지 서울항을 조성해 한강~서해~동북아를 잇는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화한다”며 “서울항이 생기면 여의도에서 크루즈를 타고 중국 등 외국으로 여행 갈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항을 세관 검사, 출입국 관리, 검역 기능 등을 갖춘 국제항으로 개발한다는 것이다. 서울항 주변에 국제회의장, 수상 호텔, 면세점, 보세창고 등을 조성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세부 계획은 내년 타당성조사 용역을 거쳐 만들 예정이다. 서울시는 한강 수심과 교량 높이, 교각 간격에 적합한 선박 최대 규모는 너비 20m, 높이 10m, 흘수 4.5m, 길이 130m 이내의 5000t 안팎 선박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여의도 한강~경인아라뱃길 구간에선 내년 1월 정기 운항을 목표로 1000t급 유람선 ‘현대크루즈호’가 시범 운항 중이다. 지난 9월 서울시는 1000t급 크루즈가 다닐 수 있도록 한강 갑문 인근 수심을 3.5m로 확보하기 위한 준설 공사를 완료한 바 있다.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크루즈 운항을 위한 다른 구간 준설 계획은 현재로선 없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여의도 선착장 길이를 65m에서 95m로 확장하는 공사도 내년 중 완료할 계획이다. 현재 시범 운항 중인 1000t급 크루즈는 여의도 선착장보다 길어 정박하지 못한 채 회항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은 성명서를 내어 “큰 배들이 오가면서 미치는 생태계의 악영향과 수질오염 문제는 경인아라뱃길만 보더라도 충분히 확인된다. 수상 레저 활동 과정에서 대형선박과 충돌할 우려도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대형선박 운항이 늘면 선박 위치를 탐지하고 교신할 수 있는 관제센터를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선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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