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강남구 언북초등학교 앞에 형광색 커버가 씌워진 가방을 멘 학생이 하교하고 있다. 지난 2일 이곳에서는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하교하던 학생이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치여 숨졌다. 연합뉴스
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살 초등학생이 사망했던 서울 강남 언북초등학교에 내년 2월
보도가 신설된다. 사고 이전부터 학교와 학부모들이 해당 도로의 일방통행 전환과 보도 신설을 꾸준히 요구했던 만큼 이번 대책이 ‘사후 약방문’이란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강남구는 15일 언북초 보차도혼용도로 962m 구간 등 강남구 내 32개 초등학교 중 보도 없는 12개 초교의 스쿨존 교통 안전대책에 대한 기본계획 및 실시설계 용역을 실시하고, 언북초 앞 도로는 우선적으로 공사를 추진해 내년 새학기가 시작되기 전인 2월 말까지 보도를 신설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언북초 외 11개 초등학교의 보도 공사는 내년 8월까지 마칠 예정이다. 또 도로 공사를 하며 보행자 안전을 위한 방호울타리, 차량 속도 감속을 위한 사괴석과 과속방지턱을 설치한다. 보도를 만든 뒤에는 교통안전표지판, 노면표시 및 과속단속 카메라 등을 함께 설치할 계획이다. 어린이등·하교 교통안전지도사를 활용해 지도사가 등·하교 방향이 같은 어린이 8명 내외를 인솔해 동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번 12개 학교 보도 공사에 소요되는 예산은 약 53억원이다.
앞서 지난 2일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학교 후문으로 나온 언북초 3학년 학생이 만취 상태로 운전한 30대 남성의 차에 치여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언북초 앞 도로는 스쿨존이지만 경사가 가파르고 보도가 없어 이전부터 일방통행 적용 등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던 곳이다. 강남구는 2020년 1월 일방통행 적용을 위한
주민 설문조사를 했으나, 50명 가운데 48명이 반대해 무산된 바 있다.
손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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