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이 숨진 경기도 과천시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나들목(IC) 인근 방음터널 화재 현장에서 지난 12월30일 오전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자들이 합동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경인고속도로
방음터널 화재 사고 이후 지방정부들이 직접 방음터널 시설 안전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기 용인시는 관내 방음터널에 화재 발생에 대비해 터널 안 양방향에 50m 간격으로 소화기를 비치한다고 2일 밝혔다. 대상은 처인구 포곡읍 마성나들목(IC) 접속도로를 비롯해 기흥구 동백죽전대로 동백이마트~수성지하차도 터널, 수성지하차도~성산지하차도 터널 등 모두 17곳이다.
이는 지난 12월29일 제2경인고속도로 북의왕나들목 인근 방음터널 화재로 46명의 사상자가 발생함에 따라 유사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시 차원에서 마련한 조처다. 방음터널은 터널 내 불연 소재를 사용해야 하는 규정이 없고, 소방시설 설치 의무 시설도 아니어서 안전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용인시는 또 기존 아크릴 소재 사용으로 화재에 취약한 투명 방음판에 내화성 도료를 도포하고, 신규 방음터널 공사 땐 강화유리 등 화재에 강한 소재를 사용하기로 했다.
앞서 유사한 사고를 경험한 수원시는 영통구 광교새도시에서 용인시 기흥구 구성·동백지구를 연결하는 ‘하동나들목고가차도 방음터널 복구공사’의 방음판 재질을 불연성 강화유리로 설치하기로 했다. 하동나들목고가차도 방음터널은 광교마을40단지 아파트와 인접한 500m 구간에 설치됐는데, 2020년 8월 고가차도에서 발생한 자동차 화재로 터널 상부 방음판 200m 구간이 소실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수원시는 강화유리가 아크릴 소재보다 가격 부담이 크지만, 화재 발생 때 확산 위험이 덜한 점 등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복구비용 70억원 가운데 38억원을 확보해 다음달부터 공사에 들어가 연내 복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남·광주·세종·창원 등도 긴급 방음터널 안전점검에 들어갔다. 화재 대비 소화 장비 설치 적정성, 경보 설비 및 피난대피 설비 작동 여부 등을 확인하는 등 안전대책을 마련 중이다.
최춘식 의원(국민의힘·포천가평)은 이날 방음터널 설치 때
방음판 재질을 불연성으로 하고, 방음터널을 ‘특정소방대상물’에 포함해 소방시설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도로법’ 및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각각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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