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아들 학대해 숨지게 한 부모 구속영장 신청

8일 오전 9시30분께 숨진 초등학생 ㄱ(12)군이 살던 인천시 남동구 한 아파트 현관 앞에 자전거들이 놓여 있다. 이승욱기자

경찰이 12살 아들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로 체포한 아버지 ㄱ(40)씨와 부인 ㄴ(43)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경찰청 여청수사대는 9일 ㄱ씨에게 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를, ㄴ씨에게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애초 경찰은 ㄱ씨와 ㄴ씨 모두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7일 인천 남동구의 집에서 아들 ㄷ(12)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는 이날 오후 1시44분께 119에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ㄱ씨의 학대와 ㄷ군 사망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판단해 적용된 혐의를 변경했다.

경찰 관계자는 “ㄱ씨는 사건 당일 오전 직장에 출근했다가 아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연락을 받고 귀가한 뒤 신고했다고 진술하고 있다”며 “사망 시간대에 현장에 없었기 때문에 적용 혐의를 변경했지만 수사 결과에 따라 혐의는 다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ㄷ군 주검 부검 뒤, “다발성 손상이 확인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ㄱ씨 부부는 애초 경찰 조사에서 적용된 혐의를 부인했지만 추가 조사에서 “훈육을 위해 때린 사실이 있다”며 아동학대 혐의 일부를 인정했다. 다만 ㄷ군이 사망에 이르기까지 과정에 대해서는 진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ㄷ군은 ㄱ씨와 전처 사이에 태어난 아들이다. ㄱ씨와 ㄴ씨는 수년 전 재혼한 것으로 밝혀졌다.

ㄷ군은 지난해 11월24일부터 최근까지 학교에 결석해 교육 당국의 집중 관리대상으로 분류됐다. 학교는 ㄱ씨 부부에게 학업중단숙려제도 등을 안내했지만 이들은 “필리핀 유학을 준비하고 있어 홈스쿨링을 하고 있다”며 이를 거부했다.

경찰은 이들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 등을 토대로 이들의 정확한 범행 경위를 파악할 계획이다.

이승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