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사르 등록습지인 송도갯벌을 통과하는 노선 탓에 제동이 걸린 ‘송도∼시흥 간 배곧대교 건설사업’이 재추진 된다. 시흥시 제공
람사르 등록습지인 송도갯벌 훼손 문제로 제동이 걸린 ‘송도~시흥 간 배곧대교 건설사업’이 다시 추진된다. 송도갯벌 대신 시흥갯벌 습지구역으로 노선을 대체하는 방안을 인천시와 시흥시가 함께 찾기로 한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환경부가 부동의한 ‘배곧대교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시흥시와 재협의 해 추진한다고 8일 밝혔다. 두 기관은 배곧대교 건설로 훼손되는 송도갯벌 습지구역 면적을 시흥갯벌습지구역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한다.
배곧대교 사업은 정왕동 배곧 새도시와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바다 위 다리로 연결하는 길이 1.89㎞ 구간을 왕복 4차로 해상 교량으로 건설하는 민간제안사업이다. 시흥시가 2014년부터 추진했으나, 한강유역환경청이 지난 2021년 12월 배곧대교 건설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지을 ‘전략 및 소규모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하면서 발목이 잡혔다.
배곧대교 하부 해상공간 4만9052㎡ 가운데 절반가량인 2만1152㎡가 람사르 등록습지인 송도 갯벌을 통과해 생태계 훼손 등의 우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시흥시가 한강유역환경청을 상대로 행정심판까지 냈지만, 이마저도 기각됐다.
배곧대교 건설에 반대해온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는 배곧대교 건설 백지화를 요구한다. 그러나 인천경제청과 시흥시는 두 도시를 연결하는 아암대로와 제3경인고속도로 정왕IC 구간의 상습 교통정체를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배곧대교 건설 밖에 없다고 본다.
인천경제청은 인천시, 경기도, 시흥시가 참여하는 ‘4자 협의체’ 운영을 통해 해양환경영향 피해 최소화 방안 마련과 국책사업으로 인정 받도록 환경부와 협의할 방침이다. 김진용 인천경제청장은 “국내외 사용중인 해상교량 건설사업 사례를 보면, 갯벌을 보호하면서 교량 건설이 가능하다”며 “환경과 조화되는 송도 배곧대교 건설을 통해 두 도시 시민의 염원인 교통 인프라 확충과 생활 불편을 해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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