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방해 혐의 3명 구속…경찰 “집회 전담 조합원 고용도”

대한건설산업노조 로더 총괄본부 소속 노합원이 공사 차량 밑에 들어가 운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는 모습을 경찰이 채증한 사진. 경기남부경찰청 제공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및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대한건설산업노조 로더 총괄본부 본부장 ㄱ씨 등 집행부 3명을 구속해 검찰로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ㄱ씨 등은 2020년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전국 공사현장 10여곳을 상대로 노조 소속 장비를 사용하도록 강요하고, 이를 거부하면 집회를 열어 공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공사업체들은 기존 장비 임대료보다 더 비싼 금액으로 해당 노조의 장비를 사용하거나, 사용하지 않은 장비 임대료도 타내는 수법으로 32개월 동안 15억원 상당을 뜯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들이 보유한 장비인 ‘로더’는 토사나 골재 등을 운반기계에 싣는 데 사용하는 토목·건설용 기계다.

ㄱ씨 등은 집회에서 개 짖는 소리 등을 반복 재생하거나 공사 차량의 밑으로 들어가 운행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공사를 방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전국 권역별 집회만 전담하는 이른바 ‘교섭부장’을 두고, 집회 참여 노조원도 따로 고용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그러나 ㄱ씨 등은 경찰에서 “소속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합법적인 집회였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해당 노조의 또 다른 노조원 7명도 공범으로 불구속 입건하고, 다른 피해 공사현장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이정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