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놀이기구인 ‘디스코팡팡’ 매장을 운영하며 10대 여학생을 대상으로 불법적으로 이용권 구매를 강제하거나 성매매를 강요한 일당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여성청소년과는 수원과 부천, 화성, 서울 영등포 등 전국 11곳에서 디스코팡팡 매장은 운영하는 총괄운영업주 ㄱ(45)씨를 상습공갈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은 신청했다고 3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5월까지 매장 실장들에게 “길바닥에 돌아다니는 초등학생이나 순진한 애들 싹 다 데리고 오라고 하라. 하루에 이용권 200장씩은 뽑아낼 수 있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하라”고 불법적 영업을 교사한 혐의를 받는다.
ㄱ씨의 지시를 받은 디제이(DJ)들이 10대 여학생 고객을 끌어들이는 과정에서 성범죄 등 불법 행위를 일삼은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올해 2월 “디스코팡팡 디제이가 여학생에게 성매매를 시킨다”는 112신고가 접수된 뒤 관련자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조직적 범죄 정황을 잡고, 집중 수사를 벌여왔다. 피의자 휴대전화 포렌식 및 금융거래 내역 등을 분석해 윗선을 체포하는 방식으로 범행에 가담한 ㄱ씨 등 25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2명을 구속했다. 대부분 수원 매장 직원이거나 관련된 피의자다.
조사 결과, 구속된 일부 디제이들은 1장당 4000원짜리 이용권을 10대 여학생들에게 외상으로 팔아넘긴 뒤 이를 갚지 못하면 성폭행하거나 성매매를 시킨 뒤 대금을 가로챈 것으로 조사됐다. 또 액상 마약을 흡입한 증거도 확보해 8명을 입건하고, 이 가운데 4명은 검찰로 송치한 상태다. ㄱ씨가 운영하던 디스코팡팡 매장들은 경찰 수사가 본격화 이후 영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파악된 피해 청소년을 성매매상담센터에 연계해 심리 상담을 받도록 하는 한편, 성매매 및 성폭행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촬영된 영상물에 대해서도 관계기관과 협조해 차단 조처했다. 경찰은 ㄱ씨가 운영하는 다른 매장으로 수사를 확대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디스코팡팡 시설은 관광진흥법상의 ‘유원시설업 중 일반유원시설업’으로 청소년유해업소, 취업제한대상 시설에서 제외돼 청소년 일탈 및 청소년 대상 범죄에 상시 노출되는 문제점이 있다”면서 “유원시설업에 대한 지자체 인허가 및 지도‧점검과 관련된 제도 개선 및 청소년 출입시간 제한, 취업제한대상 시설추가 등 법률 개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유관기관에 이와 관련된 정책 건의를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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