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수도권

국내 첫 ‘자살예방 핫라인’ 만든 화성시 269명 구했다

등록 2023-09-06 07:00수정 2023-09-06 11:11

화성시가 전국 처음으로 ‘자살예방 핫라인’을 도입한 뒤 1년 동안 269명의 극단적 선택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화성시가 전국 처음으로 ‘자살예방 핫라인’을 도입한 뒤 1년 동안 269명의 극단적 선택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 4월26일 경기도 화성시 ‘자살예방 핫라인’(031-5189-1393)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대학을 자퇴하고 은둔 생활 중인 ㄱ씨가 대인 기피와 극심한 우울감을 호소했다. “죽으면 편해질 것 같다”는 말을 되풀이하다 자해도 시도했다. 전문요원은 즉시 화성시 자살예방센터와 연계해 대응에 들어갔다. 그는 이제 병원에서 우울증·공황장애·불면증 등의 치료와 상담을 병행 중이다.

50대 주부 ㄴ씨도 지난 2월3일 핫라인으로 도움을 요청했다. 부부갈등으로 극단적 선택까지 시도한 적이 있다고 했다. 이혼 뒤 경제·정서적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상담 이후 복지 지원과 치료를 유지하며, 일상생활로 복귀를 준비 중이다.

화성시가 지난해 7월 전국 처음으로 ‘자살예방 핫라인’을 도입한 뒤 1년 동안 269명의 극단적 선택을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이후 화성시의 인구는 급격히 증가해 100만명에 육박한다. 덩달아 극단적 선택 사망자 수도 증가 추세다. 사망자는 2017년 131명에서 2019년 188명, 2021년 202명으로 늘어났다. 이는 2021년 기준 경기도 내 인구 70만 이상 지방자치단체 7곳 가운데 자살률 2위에 해당한다. 최소라 화성시 자살예방센터 팀장은 “인구 유입이 많은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극단적 선택 사망자 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정명근 화성시장은 취임 뒤 ‘제1호 결재’로 핫라인을 설치했다. 위험군에 대해 단순 상담이 아닌 읍·면·동 맞춤형 복지팀, 복지관, 경찰·소방, 병원 등과 공동 대응하도록 체계를 만든 것이다.

이 결과, 지난 7월 말 기준 상담 건수는 모두 449건(명)으로 집계됐다. 월평균 35건인 셈이다. 이 가운데 극단 선택과 관련이 없는 180건을 제외한 269건 중 극단적 선택 충동을 호소한 이들은 59%(159명)에 이르렀고, 실제 시도한 이들도 33%(89명)였다. 21명은 가족의 극단적 선택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가족이었다. 현재 184명이 계속해서 상담을 진행하며 관찰 중이다.

자살예방 핫라인 도입 뒤 1년 동안 접수된 449건의 상담 사례를 문제 유형별로 분류한 표. 화성시 제공
자살예방 핫라인 도입 뒤 1년 동안 접수된 449건의 상담 사례를 문제 유형별로 분류한 표. 화성시 제공

상담 유형별로 보면, 신체·정신적 문제가 158건으로 가장 많았고, 가정불화 86건, 경제적 문제 36건 등이었다. 직장 동료나 이성·친구 등 대인관계 문제에 관한 상담도 있었다. 연령별로는 30대 106명, 50대 77명, 40대 75명, 20대 71명 등으로 나타났다. 우울증, 신체질환, 경제적 문제, 자녀양육 어려움 등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30대 여성, 이혼 뒤 빚에 시달린 50대 남성 등이 핫라인과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았다.

현재 핫라인에는 전문요원 4명이 배치돼 주야간으로 운영 중이다. 센터는 매주 한차례 관리 사례를 시장실에 보고하고, 특별 관리 대상의 경우 시장 주재로 지역돌봄 회의도 열고 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6시간 전엔 와야”…지금 인천공항은 ‘비상’, 폭설 때보다 더 혼잡 1.

“6시간 전엔 와야”…지금 인천공항은 ‘비상’, 폭설 때보다 더 혼잡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시대 역행…“정부, 기후 위기 대응 포기” 2.

명절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는 시대 역행…“정부, 기후 위기 대응 포기”

[단독] 국정원 출신 코트라 박원동, ‘성추행 고소’ 무마하려 스토킹 시도 3.

[단독] 국정원 출신 코트라 박원동, ‘성추행 고소’ 무마하려 스토킹 시도

손창완 전 공항공사 사장 숨진 채 발견…무안공항 개량 안전 총괄 4.

손창완 전 공항공사 사장 숨진 채 발견…무안공항 개량 안전 총괄

“72살은 돼야 노인이지”…학력·소득 3년 전보다 상승 5.

“72살은 돼야 노인이지”…학력·소득 3년 전보다 상승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