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체육회장이 민선제로 전환된 뒤 경기도 곳곳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체육회장과 시의회의 충돌이 빈발하고, 이로 인해 시정이 차질을 빚는 상황까지 벌어진다.
이권재 오산시장은 14일 성명을 내어 “오산시체육회와 시의장 간 사적인 감정 때문에 시정의 주요 안건들이 발목 잡히고, 시민들의 삶에 피해가 발생하게 된 데 참담한 심정으로 유감을 밝힌다”고 밝혔다. 이어 “체육인의 투표로 선출된 민선 체육회장의 사퇴를 시장이 강요할 수는 없다”며 “시의장은 24만 시민에게 사과하고 시의회를 즉시 정상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앞서 권병규 오산시체육회장이 지난 9일 제35회 시민의날 체육대회 대회사 도중 시의회가 체육회 워크숍 예산 1100만원을 추경안에서 삭감한 데 대해 “체육회 예산을 삭감한 오산시의원들을 왜 내빈으로 소개하냐”는 등의 비난성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그러자 시의회는 이틀 뒤 여야 의원 전원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권 회장 사퇴’를 촉구하고, 13일 열린 3차 본회의에서 ‘체육회장 사퇴 때까지 무기한 정회’를 선언했다. 여기에 이 시장이 “시의원 대우를 하지 않겠다”고 응수하면서 갈등은 시의회와 시장 사이로 번졌다. 결국 의회 파행으로 제3차 추경안과 오산도시공사 설립안 등 안건 38건이 자동 폐기됐다.
용인시체육회도 올해 2월 오광한 체육회장 취임 뒤 시의회와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 회장은 지난 2월 용인시축구협회 신년회에서 시축구협회 예산 5000만원을 삭감한 시의원에게 막말을 해 파문을 일으켰다. 시의회와 갈등이 이어지던 6월에는 용인시체육회 직원들이 오 회장을 모욕 및 협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하는 일도 벌어졌다. 오 회장이 워크숍 저녁 회식 장소와 음식 등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다중이용시설에서 직원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고 한다. ‘갑질 논란’으로 번진 오 회장의 당시 언행에 대해선 대한체육회에서 감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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