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한밤중 차량과 순찰차를 20대 가까이 들이받고 도주하려던 음주운전 차량에 실탄을 발사해 운전자를 검거했다.
경기 안산단원경찰서는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공용물손상,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ㄱ(28)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ㄱ씨는 19일 밤 11시18분께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의 해안도로에서 음주운전을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의 정차 요구를 무시하고 도주하는 과정에서 순찰차를 들이받아 파손한 혐의도 있다.
경찰은 “앞 차량이 지그재그 운전한다. 음주가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ㄱ씨에게 정차를 요구했다. 수차례 정차 요구에도 ㄱ씨는 약 14㎞를 달아나 안산의 한 오피스텔 주차장으로 진입했다. 경찰이 출입로를 순찰차로 봉쇄하고, 거듭 차에서 내리라는 요구에도 그는 불응하고 계속 도주를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ㄱ씨가 운전하던 차가 오피스텔 주차장 내 주차된 차량 17대(오토바이 2대 포함)와 순찰차 2대를 들이받아 파손됐다.
추가 피해 및 인명 피해 위험이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공포탄 2발, 실탄 6발을 ㄱ씨의 차 타이어를 향해 발사했다. 차량이 멈춰 서자 경찰은 운전석 쪽 유리를 깨고 테이저건으로 그를 제압했다.
ㄱ씨에 대한 음주 측정결과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취소 수치를 넘어선 0.185%였다. 경찰은 ㄱ씨를 상대로 음주운전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마약 검사도 할 것으로 알려졌다. ㄱ씨의 도주 행각에 안산과 시흥서 순찰차 10대가 동원됐다.
경찰 관계자는 “자칫 큰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경찰 장구류를 엄정하게 사용해 대상자를 제압했다”면서 “조사를 마치는 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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