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사망교사 49재 추모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류우종 기자 wjryu@hani.co.kr
경찰이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다가 사망한 경기 의정부시 한 초등학교의 고 이영승 교사 사건과 관련해 휴대전화 포렌식 등 조사에 나섰다.
의정부경찰서는 7일 이 교사가 사용했던 휴대전화 4개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 조사를 진행 중이다. 증거 조사와 더불어 경기도 교육청 관계자를 고발인·진정인 신분으로, 당시 초등학교 관계자 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일부 학부모가 강요를 통해 이 교사로부터 치료비를 받았는지 등 업무방해 혐의를 집중적으로 수사 중이다.
앞서 경기도 교육청 감사 결과, 2016년 이 교사가 담임을 맡은 반의 한 학생이 수업 도중 페트병을 자르다가 손을 다치자 해당 학생의 부모가 학교안전공제회로부터 두 차례 치료비를 보상받았음에도 지속해서 연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이 교사는 학부모에게 8개월에 걸쳐 월 50만원씩 모두 400만원을 송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사는 2021년에도 또 다른 학부모들로부터 민원을 받았고, 같은 해 12월 사망했다.
경기도 교육청은 지난달 20일 학부모 3명을 이 교사의 교육활동을 침해한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경찰은 피진정인 학부모 3명에 대해 증거 조사와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수사 마지막 단계에서 소환할 예정이다.
한편 ‘페트병 사건’ 당사자로 지목된 학부모는 소셜미디어에서 신상이 유출돼 누리꾼들의 사적 제재를 받기도 했다. 그가 부지점장으로 근무하는 지역 농협은 대중들의 항의에 해당 학부모를 지난달 19일 대기발령 조치했다. 이어 학부모가 사표를 내자 지난달 27일 해직 처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우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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