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당대표가 불로유의 효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유튜브 갈무리
허경영 국가혁명당 명예 당대표의 종교시설 ‘하늘궁’에 입소했던 80대 남성이 사망한 사건에 대해, 경찰이 범죄 혐의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27일 경기 양주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80대 ㄱ씨는 지난 23일 오전 10시께 하늘궁이 운영하는 숙박시설 2층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시 ㄱ씨 주변에는 마시다가 만 우유가 남아 있었다. 신고 당시 아들은 ‘아버지가 사망 직전 불로유를 마셨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로유는 하늘궁에서 파는 허경영 대표의 사진 스티커를 붙인 우유다. 하늘궁 쪽은 우유에 스티커를 붙여 마시면 만병이 사라진다고 주장해왔다. 지병을 앓던 ㄱ씨는 요양원에서 생활하다 사망 이틀 전 배우자와 하늘궁에 왔고, 입소 뒤 이틀 동안 식사 대신 불로유만 마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의 1차 조사 결과 범죄 혐의로 볼만한 부분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우유는 하늘궁에서 파는 것이 아니라 외부에서 사 온 것이고 스티커만 붙인 것”이라며 “현장 수거 우유에 대한 조사에서도 범죄를 의심할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경찰은 “부검 구두 소견으로는 범죄를 의심할만한 부분이 없지만, 해당 우유가 반입된 경위나 구체적인 성분 등은 계속 조사할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이날 하늘궁은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문을 내 “ㄱ씨 부부는 하늘궁으로부터 불로유를 구매한 사실이 없고, 하늘궁이 제공한 불로유를 마신 적도 없다”라며 “ㄱ씨와 함께 거주하던 ㄱ씨의 배우자 본인이 드시기 위해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우유 대리점에서 직접 구매한 것”이라고 했다.
하늘궁 쪽은 또 “80대 고령이셨던 ㄱ씨는 입소 전부터 이미 노환으로 곡기를 끊고 식사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라며 “추가적인 상세한 사실관계는 현재 수사기관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한 점의 의혹도 남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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