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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11년째 광교새도시 ‘개발이익금’ 분쟁, 결국 중재원으로

등록 2024-01-03 19:50

광교새도시 전경. 수원시 제공

지방자치단체가 처음으로 주도한 택지개발사업지구인 경기 수원시 광교새도시의 개발이익금 분배를 둘러싸고 지자체와 사업 대행을 맡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11년째 분쟁 중이다. 공동시행사가 합의로 제3 용역 기관을 통해 개발이익금을 산정했지만, 이번에는 법인세 수수료 1500억여원을 누가 부담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이 생기면서 법정 중재기관인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판정까지 가게 됐다.

3일 지에이치와 수원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경기도와 지에이치, 수원시와 용인시는 2006년 4월 ‘광교새도시 개발사업 공동시행 협약’을 맺고 전국 최초로 지자체가 주도해 택지개발사업을 진행했다. 4개 기관이 공동으로 사업을 시행하고, 지에이치가 위탁받아 사업을 대행하는 방식이었다.

분쟁은 수원시와 용인시가 2012년 광교 내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개발이익금 중간 정산을 지에이치에 요청하면서 시작됐다. 사업 시행 기관마다 자체 분석한 정산금액이 크게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의견 대립이 지속되자 2018년 지에이치와 수원시가 각각 회계법인에 광교 개발이익금을 산정하게 했는데, 산출액이 최대 6500억원이나 차이가 났다. 1조2000억원대 수익 가운데 기반시설 투자에 쓰고 남은 개발이익금 잔액을 지에이치는 500억원, 수원시는 7000억원으로 추산한 것이다.

개발이익금 정산 지연으로 광교 내 생활 인프라 확충, 교통 문제 등 현안사업이 차질을 빚자 2019년 경기도의회가 또다른 회계법인에 용역을 맡기는 중재안을 냈다. 제3의 회계법인이 도출한 개발이익금 잔액은 3700억원이 조금 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지에이치가 법인이 내야 할 지방소득세 1530여억원을 개발이익금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지에이치 쪽은 “협약에는 ‘개발사업 시행으로 발생한 개발이익금은 사업지구 안에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합의사항만 담겼다”며 세부적인 내용은 추가 논의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교새도시 전경. 수원시 제공

수원시와 용인시는 지금까지 지에이치에 업무대행 수수료 명목으로 집행한 4807억원에 법인세도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앞서 두 지자체는 2010년 적정 이윤 보장을 요구한 지에이치에 보상비 1%, 사업비 4.5%, 분양금액 3.5%를 집행수수료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애초 협약에도 없던 수익까지 보장했음에도 법인세까지 사업비로 충당하려는 것은 과도한 이익 챙기기”라며 “지분율에 따라 개발이익금을 분배하고, 협약에 따라 해당 사업구역 내 필요한 기반시설을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광교 개발면적(11.3㎢)의 88%는 수원시에 12%는 용인시에 속해 있다.

이견이 끝내 좁혀지지 않자 4개 시행 기관은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했다. 대한상사 중재는 ‘단심제’로 중재판정이 내려지면 무조건 따라야 한다. 중재판정은 중재인 심의 절차를 거친 뒤 빠르면 6월 안에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용인시는 같은 법무법인을 선임해 공동 대응에 들어갔고, 지에이치도 별도 법무법인을 선임했다.

광교새도시는 올해 말 준공될 예정이며, 현재 토지 매각률이 98%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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