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11일 서구지역 붉은 수돗물 사태와 관련해 서구 인천왕길초등학교 급식실을 방문해 현장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인천시 제공
지난달 30일부터 시작된 인천 서구지역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진정국면에 접어들었다. 하지만 적수 발생 원인과 성분 등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여전한 데다, 보상 문제 등도 얽혀 있어 이번 사태가 일단락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11일 인천시 등에 접수된 적수 발생 민원 현황을 보면, 적수 신고가 접수된 지난달 30일 오후부터 지난 9일까지 서구와 중구 영종 일부 지역에 관련 신고는 1만525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신고는 대부분 서구 지역(9998건)에 집중됐다. 다만, 관련 신고 건수는 지난 8일부터 급감한 상황이다. 적수 발생 신고는 지난 7일 2940건이 접수된 뒤 8일 388건, 9일 89건으로 감소세다.
적수 피해로 자체 급식을 중단한 학교도 자체 급식을 재개했다. 서구지역 초·중·고교(유치원 포함) 124곳은 지난 4일부터 수돗물을 이용한 급식을 중단하고, 대체급식이나 단축수업을 해 왔다. 시 교육청은 지난 10일 생수나 급수차 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학교급식을 재개하도록 일선 학교에 공문을 보냈다. 자체 수돗물을 이용한 급식은 수질 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이 나오면 가능하도록 했다.
시는 지난달 30일 서울 풍납취수장과 성산가압장 전기설비 법정검사를 할 때 단수 없이 수돗물을 공급하기 위해 공급 체계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내부 침전물이 떨어지면서 적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적수 발생 원인이 명확하게 규명되지 않아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이 여전한 상황이다. 시가 수도관에 남은 이물질을 제거하기 위해 적수 사태 발생 이후 소화전을 통해 8만여t의 수돗물을 방류하고 있지만, 이날 현재까지도 일부 지역에서 여전히 적수 신고가 접수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주민 불안 해소를 위해 지난 7일 환경부·수자원공사·학계 전문가 등과 4개 팀 16명으로 구성된 정부 합동 조사반을 꾸려, 적수 발생 원인 및 성분 등을 조사 중이다. 환경부는 이날 적수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간이수질검사에서 탁도, 철, 망간, 잔류염소 농도가 기준치를 만족하는 등 사고 이전 수준으로 수질이 회복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인 조사 결과 발표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보상 문제도 남아 있다. 시는 정수기 필터 교체 비용, 저수조 청소 비용, 생수 구매 비용 등에 대한 증빙자료(영수증 등)가 있으면 실비를 보상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정확한 보상 방법, 보상 범위 등에 대해서는 사태가 정상화된 뒤 보상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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