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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편입 부탁 받고 돈 수수…대학야구 ‘심판의 반칙’

등록 2019-07-24 04:59수정 2019-07-24 07:26

심판위원 “편입시켜 달라”는 청탁 받아
브로커 전달했다는 3천만원은 `실종’
클립아트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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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대학야구대회를 진행하는 한국대학야구연맹 소속 심판이 연루된 대학 편입 비리 사건이 발생했다. 대학 야구부 편입 청탁 비용으로 수천만원이 건네졌지만, 돈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수도권의 한 2년제 대학 야구부에 재학 중인 아들을 둔 ㄱ씨는 지난해 9월1일 당시 한국대학야구연맹 소속 심판위원회 소속 심판위원이자 경기운영을 감독하는 경기이사인 ㄴ씨에게 “아들이 4년제 대학 야구부로 편입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청탁했다. 이틀 뒤 ㄴ씨는 ㄱ씨에게 ‘대학 감독에게 청탁할 돈이 필요하다’며 3천만원과 함께 본인 판공비 200만원을 요구했다. ㄱ씨는 당일 200만원을, 사흘 뒤 3천만원을 대출받아 ㄴ씨의 계좌로 각각 송금했다. 같은 달 13일 ㄴ씨는 ㄱ씨에게 전화해 ‘수도권의 한 유명 대학 야구부 감독과 편입 얘기가 잘 됐다. 보안을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ㄴ씨의 지인인 ㄷ씨는 ㄱ씨의 아들을 해당 대학 야구부 감독과 만나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말까지 아들을 편입시켜 주겠다던 ㄴ씨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조급해진 ㄱ씨는 지난 5월20일 ㄷ씨와 함께 해당 대학 야구부 감독을 찾아갔고, 감독에게 ‘편입이 불가능하다’는 말만 듣고 돌아왔다. 이에 ㄱ씨는 ㄴ씨 등을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대학 편입학 업무와 관련성 있는 이들이 부정한 청탁을 받고, 공모해 부당하게 재물을 챙겼다는 주장이다. 피고소인에는 ㄱ씨가 100만원을 현금으로 줬다고 주장한 또 다른 현직 심판 1명도 포함됐다.

ㄱ씨는 최근 <한겨레>와 만나 “부정한 방법으로 아들을 편입시키려 한 내 잘못에 대해 어떤 처벌도 달게 받겠다”며 “간절한 부모의 마음을 악용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이들 또한 연맹에서 제척되고, 엄한 처벌을 받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ㄱ씨가 ㄴ씨에게 송금한 내역.
ㄱ씨가 ㄴ씨에게 송금한 내역.
ㄴ씨는 <한겨레>와 한 전화통화에서 3200만원을 송금받은 사실을 시인했다. 다만, 그는 200만원을 뺀 3천만원은 편입 대학을 알아봐 주겠다고 한 ㄷ씨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관련 계좌 내용도 이 사건을 조사 중인 전남 화순경찰서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ㄴ씨는 “대학 감독을 잘 알지도 못하고, 친분도 없다. ㄷ씨의 말만 믿고 ㄱ씨에게 일부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ㄴ씨는 지난해 연말 대학야구연맹 심판위원을 사직한 것으로 전해졌다.

ㄴ씨가 청탁을 받고 ㄱ씨에게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대학의 야구부 감독은 편입을 약속하거나 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ㄷ씨가 선수와 그 아버지를 데리고 찾아온 적은 있지만, 우리 대학은 편입할 수 있는 제도가 없다. 예외적으로 선수가 다니는 학교가 폐교되면 (편입이) 가능하다고 알려주고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ㄷ씨의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하고 문자메시지를 남겼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ㄱ씨가 ㄴ씨에게 건넨 3천만원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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