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대교 남단 노들섬~노량진 구간에 건설될 백년다리 국제현상설계공모전 당선작 조감도.
한강대교에 건설 예정인 보행자 다리가 조선 정조 시대의 `배다리’ 개념으로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백년다리’의 국제현상설계공모를 진행한 결과, 권순엽 에스오에이피(SOAP) 대표의 설계안 ‘투영된 풍경’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고 30일 밝혔다. 당선작은 조선 정조시대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백년다리를 길이 500m, 폭 10.5m의 보행자 전용교로 구상했다. 배다리는 정조가 수원 행차 때 한강을 건너기 위해 작은 배들을 모아 만든 사실상 한강 최초의 다리였다.
백년다리 보행 공간인 상부 데크(마루)는 완만한 언덕 형태의 구조물 8개를 연결해 물 위에 떠 있는 배를 형상화했다. 상부 데크를 지지하는 하부는 안전 확보를 위해 강철 파이프 트러스 구조로 구성했고, 내진 1등급 기준을 적용했다.
당선작의 또 다른 특징은 다리 그 자체가 목적지가 돼 머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행로 곳곳에 목재 데크를 이용한 벤치와 전망 테라스, 야외 공연장, 전시장, 선베드 등을 배치해 시민 쉼터로 조성한다. 보행교 난간은 한강 경관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쉽게 넘어갈 수 없도록 높이 1.4m의 투명 유리로 설계했다.
당선작은 조선 정조시대 능행차 때 배다리를 현대적으로 해석해 설계했다.
아울러 차로와 보행교 사이는 미세먼지 흡착과 열섬화 예방 효과가 있는 수직 정원으로 꾸미고, 보행 데크 바닥에는 작은 조명을 촘촘하게 설치해 ‘빛의 숲’을 연출했다. 백년다리는 2021년 6월 개통 예정이다.
한편, 지난 5월부터 열린 설계 공모에는 25개국의 150개 팀(국내 96팀, 해외 54팀)이 참가 등록했으며, 이 중 27팀(국내 15팀, 해외 12팀)이 작품을 제출했다. 서울시는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회를 거쳐 당선작 1점과 입상작 4점을 선정했다. 당선작에는 기본·실시 설계권이 주어진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서울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