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지명수배된 피의자를 쫓던 경찰관이 피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무고한 시민에게 테이저건을 쏴 다치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테이저건은 순간적으로 강한 전기 충격으로 근육을 마비시켜 상대를 제압하는 권총형 무기다.
14일 인천 서부경찰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13일 오후 10시53분께 인천시 서구 석남동 한 길거리에서 인천 서부서 소속 ㄱ경사가 20대 남성 ㄴ씨에게 테이저건을 쐈다. ㄱ경사는 ㄴ씨가 사기 혐의로 수배된 ㄷ(29)씨로 오인했다. ㄴ씨는 테이저건에 맞아 현장에서 쓰러졌지만, 크게 다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ㄱ경사는 피의자와 인상착의가 비슷한 ㄴ씨를 발견하고, 검문하던 중 ㄴ씨가 뒷걸음질 치며 자리를 이탈하려고 해서 테이저건을 발사했다고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ㄱ경사를 포함해 당일 서부서 소속 경찰관 3명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ㄷ씨를 검거하기 위해 잠복근무 중이었다.
ㄴ씨는 그러나 경찰에서 “밤 중에 사복을 입은 남자들이 다가오니까 겁을 먹어서 자리를 이탈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경찰은 ㄱ경사가 테이저건을 잘못 발사한 사실을 확인하고 감찰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감찰 조사 이후 징계위원회를 열고 ㄱ경사 등의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