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춘 인천시장이 21일 시청 기자회견실에서 ‘동구 송현동-중구 신흥동 연결도로 민·관 합의’ 합의안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인천 중구와 동구를 관통하는 이른바 ‘배다리 관통도로’를 둘러싼 인천시와 마을주민 간 갈등이 공사중단 8년 만에 극적으로 일단락됐다. 이번 갈등 해결은 민선 7기 박남춘 인천시장 취임 뒤 지역의 오래된 갈등사례를 해결하기 위해 꾸린 각종 ‘민·관협의회’ 가운데 주민과 원만한 합의를 이끌어 낸 첫 성과물이라는데 의미가 있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21일 ‘동구 송현동~중구 신흥동 간 연결도로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회’를 열어 미착공 3구간에 대한 공사 재개를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 도로 실시계획 인가가 난 지 20년 만이자 3구간 공사가 중단된 지 8년 만이다.
전체 길이 2.92㎞의 배다리 관통도로는 인천항 수출입 물동량의 원활한 남북수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결정된 도로다. 모두 4개 구간 중 배다리마을이 있는 3구간 송림로~유동삼거리 380m를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2011년 준공했다. 3구간은 착공조차 못 한 채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배다리마을은 지은 지 100년이 넘은 개항기 근대 건축물이 고스란히 남아 있고, 헌책방 골목 등으로 유명한 곳이다.
이른바 ‘배다리 관통도로’로 불리는 ‘동구 송현동~중구 신흥동 간 연결도로’. 모두 4개 구간 중 3구간을 제외한 나머지 구간은 지난 2011년 모두 준공된 상태다.
배다리마을 주민들은 “남북을 연결하는 이 도로가 제2외곽도로 개통으로 산업도로의 기능을 상실했고, 지하와 고가, 터널 등으로 이어지는 롤러코스터 구조 탓에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도심을 단절해 공동체를 파괴한다”며 도로 개설에 반대해 왔다. 반면, 시는 3개 구간 공사에 이미 16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됐고, 구도심 남북을 잇는 도로 개설이 필요하다며 도로 개통을 고수해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다가 민선 7기 출범 뒤 이 도로 갈등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회가 꾸려졌다. 시는 갈등조정 전문가를 투입해 그동안 7차례 회의를 거쳐 합의안을 끌어냈다.
합의안을 보면, 배다리마을을 지나는 구간 380m를 전면 지하화하고, 상부는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주민 ‘소음피해 최소화를 위해 3구간 운행속도를 시속 50㎞로 제한했다. 또한 배다리마을의 문화적 가치 훼손이 없도록 도시재생 방식의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배다리는 지난 20년 동안 인천의 대표적인 갈등지역이었지만, 오늘부터는 민관협치의 대표적 사례가 됐다”며 “이번 민관 협의를 발판으로, 인천의 다른 오랜 현안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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