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해양경찰청이 지난 25일 충남 태안항 인근에 정박 중인 홍콩 국적의 화물선에서 코카인 100.764㎏이 들어 있는 가방을 발견했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제공
해경이 충남 태안항 인근에서 입항 대기하던 화물선에서 시가 3천억원 상당의 코카인 100.764㎏을 적발했다. 이는 국내 코카인 압수량 기준 사상 최대 규모로 33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28일 중부지방해양경찰청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5일 새벽 2시10분께 충남 태안항 인근에 정박한 홍콩선적 화물선 ㄱ호에서 코카인 100.764㎏이 발견됐다. 홍콩 국적의 9만4528톤(t) 규모의 ㄱ호는 지난 7월7일 콜롬비아에서 출항해 싱가포르를 거쳐 지난 25일 태안항에 정박했다.
해경은 미국 대사관내 수사기관 및 미국 해안경비대(USCG)로부터 마약을 실은 것으로 의심되는 화물선이 싱가포르를 경유해 한국으로 입항한다는 첩보를 입수해 ㄱ호의 이동경로를 파악했다. 세관과 함께 ㄱ호에 등선한 해경은 정밀 검색을 통해 선체 내 닻을 올리고 내리는 격실에 숨겨진 코카인을 찾아냈다.
코카인은 검정색 가방 4곳에 약 5㎏씩 나눠 담겨 있었다. 이번에 적발된 코카인 양은 국내 코카인 압수량 기준 사상 최대 규모다. 앞서 지난해 12월 부산본부세관이 부산항에서 옮겨실어 중국으로 출발하려던 컨테이너에서 국내 압수량 최대 규모였던 코카인 63.88kg(시가 1900억원 상당)을 적발한 바 있다.
해경은 선원 등을 상대로 코카인 유통경로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해경 조사에서 승선원 모두 “코카인이 배에 실려 있는지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해경 관계자는 “선원 진술과 항적, 디지털 자료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용의자를 특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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