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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동두천 ‘가톨릭 난민센터’ 주민 반발에 개소 차질

등록 2019-09-16 05:00

주민들 “위협감, 정주환경 악화 우려” 운영 반대
개소 연기 천주교 의정부교구 “주민과 협의할 것”
천주교 의정부교구 가톨릭난민센터 완공 축복식 영상 갈무리.
천주교 의정부교구 가톨릭난민센터 완공 축복식 영상 갈무리.
경기 동두천시 보산동에 문을 열려던 ‘가톨릭 난민센터’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난민센터를 운영할 천주교 의정부교구는 지난 9일 예정된 개소식을 무기한 미룬 상태다.

천주교 의정부교구는 지난달 말 동두천 보산동에 가톨릭 난민센터 신축공사를 완공했다. 지상 2층 250㎡ 규모의 난민센터는 난민 가정 및 이주민 가정의 어린이와 청소년의 공부·체험활동, 난민 상담 등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난민센터가 들어선 보산동 일대에는 정치적, 종교적 탄압 등을 피해 고국을 탈출해 국내로 들어온 아프리카 출신 난민 신청자 700여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미군기지가 있던 보산동 일대는 오래전부터 미군들이 함께 생활한 곳으로, 외국인에 대한 이질감이 상대적으로 적다. 주택 임대료도 저렴해 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의정부교구는 난민센터 완공을 기념해 지난달 29일 축복식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기헌 의정부교구 주교는 “우리나라는 1992년 난민협약과 난민의정서에 가입하고 아시아 최초로 난민법을 제정했지만, 유엔 회원국의 난민 인정률이 35%인 데 비해 우리는 2%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겉으로는 난민을 보호하는 대열에 섰다고 외치지만, 실제로는 형편없는 대우를 하고 있다”며 “난민에 대한 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진 만큼 앞으로 이들에 대한 사랑을 쏟아달라”고 당부했다. 천주교 의정부교구는 지난 9일 개소식과 함께 본격 운영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개소식은 취소됐고, 건물 외벽에 붙어 있던 난민센터 간판도 떼어졌다. 개소를 일주일 앞둔 지난 2일 보산동 주민들이 뒤늦게 난민센터 운영 소식을 듣고 시청을 항의 방문하는 등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주민과 상인들은 “난민들이 몰리면 다른 주민들에게 위협감을 줄 수 있고, 상권이나 정주 환경도 더욱 나빠질 수 있다”며 난민센터 개소에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정의당 양주시위원회는 가톨릭 난민센터 개소를 촉구하며, 혐오 정서를 방관하는 동두천시를 질타했다. 정의당은 성명을 통해 “가톨릭 난민센터는 동두천의 이주민과 난민의 자녀와 여성들에게 동두천에서, 대한민국 사회에서, 우리 국민과 함께 지내는 법을 가르치는 곳”이라며 “동두천시가 주민들의 혐오와 두려움을 말끔히 씻어내기 위한 설득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논란이 커지자 의정부교구는 개소를 무기한 연기했다. 의정부교구 쪽은 최근 시 관계자, 주민 등과 만난 자리에서 “주민들의 우려와 반발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주민들과 협의가 될 때까지 난민센터는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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