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이 드나들던 인천 갯골 수문통 물길이 막혀 있다. 인천 동구청 제공
일제강점기 당시 매립된 인천 옛 ‘수문통’이 복원된다. 수문통은 동구 만석동에서 금곡동 배다리마을까지 이어진 갯골 수로이다.
17일 민·관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수문통은 조선시대 갯골에 수구문이 설치돼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1930년대까지만 해도 해산물과 생필품을 실어 나르는 쪽배가 다녔던 곳이다. 1940년 초 일본인이 갯골을 메우고 하수도와 수문을 설치하면서 수문통도 기능을 잃게 됐다.
여기에 1989년과 1994년 도로가 건설되면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지금은 화평동 화평치안센터 앞에 수문통을 건너던 ‘송현교 표지석’만 남아 있다.
유동현 인천시립박물관장은 “고일이 지은 <인천석금>을 보면, 1904년 일본군이 개항장 주변에 주둔하면서 쫓겨난 주민들이 수문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마을이 형성됐다”며 “수문통은 우리나라의 역사적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인천시 하천살리기추진단은 이런 역사가 어린 수문통 물길 복원을 추진 중이다. 수문통 물길 복원은 화평파출소와 동국제강에 이르는 220m 구간이다.
추진단은 현재 진행 중인 수문통 복원 사업 타당성 용역에 시민 의견 등을 반영하기 위해 이날 현대유람선 글로리아호에서 ‘수문통 물길 복원의 방향성 설정’을 위한 선상 토론회를 열었다. 인천시와 동구 관계자, 하천·문화·도시경관·해양 등의 전문가 등 100여명이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경인아라뱃길 갑문까지 인천 해안선을 둘러보며 수문통 물길 복원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허인환 동구청장은 “개항장은 중구에 있지만, 개항의 역사를 써간 조선인 노동자들의 애환이 담긴 삶이 있던 곳은 수문통으로 이어진 동구였다”며 “수문통 생태하천 복원을 통해 동구의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진단은 10월1~2일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2019 인천 물포럼’ 전문세션에서도 수문통 물길 복원 사업에 대해 전문가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최계운 하천살리기추진단장은 “이제껏 인천은 민물인 하천과 만나는 염수인 하구와 바다에 대해서 구분해서 계획을 세웠다면, 앞으로는 통합적인 계획을 세우고 실현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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