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종 대마를 밀반입하고 국외에서 투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현 씨제이(CJ)그룹 회장의 장남 이아무개(29)씨에 대해 검찰이 징역 5년을 구형했다. 공항 세관에 적발된 뒤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씨는 “다시는 이런 어리석은 행동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인천지법 제12형사부(재판장 송현경) 심리로 7일 열린 이씨에 대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첫 공판에서 검찰은 “해외에서 대마 구매나 수수, 흡연에 그치지 않고 국내로 밀반입했고, 그 양도 상당하다”며 이렇게 구형했다. 이씨는 지난달 1일 오전 4시55분께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대마오일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 180여개를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올해 4월부터 적발 전까지 변종 대마 등을 흡입한 혐의도 받는다.
이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검찰 수사 과정과 법정에서 범행을 자백하고, 반성하고 있다. 또 영장실질심사도 포기하고 구속을 자청했다”며 “해외에서 교통사고로 큰 수술을 받아 지금도 육체적 고통에 시달리고 있고, 만삭이 아내와 곧 태어날 아이를 위해 깊이 반성하고 살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변호인은 이씨가 과거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고통받을 당시 ‘위기를 이겨내고 극복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씨의 에세이를 인용해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씨는 최후 진술에서 “저의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잘못으로 가족과 동료 등에게 큰 상처를 줬다. 앞으로 절대로 지금과 같은 어리석은 행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씨에 대한 선고는 오는 24일 오후 2시10분에 열린다.
이씨는 세관 당국에 적발 당시 그의 여행용 가방에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 20개가 담겨 있었고, 어깨에 메는 배낭에는 대마 사탕 37개와 젤리형 대마 130개가 숨겨져 있었다. 이씨는 두 차례 검찰 조사 이후인 인천지검 청사를 스스로 찾아가 “하루빨리 구속되길 바란다”며 구속을 요구했다. 이후 검찰이 구속 영장을 청구하자 잘못을 책임지겠다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했다.
이씨는 이 회장의 장남으로 2013년 씨제이제일제당에 입사했으며, 씨제이제일제당에서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지난 5월 식품 전략기획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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