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살 의붓아들을 폭행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20대 남성이 국선변호인 교체를 이유로 재판 연기를 법원에 요청했다.
인천지법 형사13부(부장 송승훈) 심리로 13일 열린 첫 공판에서 살인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이아무개(26)씨는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겠다”며 재판부에 한 달가량 재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다. 이씨는 “이번 사건의 범행을 대체로 인정한다”면서도 “국선변호인이 애초부터 마음먹고 범행을 한 것처럼 이야기했다”며 불신을 드러냈다. 이씨는 경찰 수사 당시부터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씨의 국선변호인은 “피고인과 5차례 접견을 하면서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은 조율했다. 의견 조율 중 피고인의 아내 이름에 존칭을 붙이지 않았다고 피고인이 고성을 질러 분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피고인의 아내에게 존칭을 쓰겠다고 했지만, 피고인이 사선변호인을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덧붙였다.
송 판사는 “다음 재판 기일까지 사선변호인이 선임되지 않으면 현재 국선변호인으로 재판을 바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씨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1일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씨는 지난 9월25일부터 다음 날까지 20시간 넘게 인천시 미추홀구 한 빌라에서 첫째 의붓아들 ㄱ(5)군의 얼굴과 팔다리 등 온몸을 1m 길이의 목검으로 심하게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이씨는 과거 자신의 학대로 인해 2년 넘게 보육원에서 생활하던 ㄱ군을 지난 8월30일 집으로 데리고 온 지 10여 일째부터 감금 폭행하는 등 학대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의 폭행은 의붓아들이 자신을 무시하고 거짓말을 했다거나 동생을 괴롭혔다는 이유였다.
경찰은 이씨의 범행을 방조한 혐의(살인방조 및 아동복지법상 방임)로 ㄱ군의 친모 ㄴ(24)씨를 조만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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