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을 빗자루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전아무개(23·여)씨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17일 오후 인천 미추홀경찰서를 나서 인천지방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3살 딸을 빗자루 등으로 때려 숨지게 한 20대 여성의 지인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지인은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처음 신고한 인물이다.
인천지방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구속된 전아무개(23)씨의 친구 ㄱ(22·여)씨를 긴급체포했다고 18일 밝혔다. ㄱ씨는 전씨와 함께 지난 14일 경기 김포시 한 빌라에서 옷걸이용 행거봉 등으로 전씨의 딸 ㄴ(3)양을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ㄴ씨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전씨와 알고 지낸 사이로, 지난 14일 오후 10시59분께 전씨의 부탁을 받고 119에 이번 사건을 처음 신고했다. 경찰은 “전씨와 ㄱ씨가 지난달 27일부터 범행 당일까지 20일가량 말을 잘 듣지 않는다거나 밥을 제대로 먹지 않는다는 이유 등으로 수시로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경찰은 ㄱ씨의 범행 가담 사실을 확인한 뒤 지난 16일 오후 인천에서 긴급체포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조사 결과, 전씨는 지난 14일 오후 8∼9시께 ㄱ씨의 김포 집에서 이미 숨진 딸을 택시에 태우고 인천시 미추홀구에 있는 자신의 원룸으로 주검을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사건이 발생한 ㄱ씨 집에는 숨진 ㄴ양을 제외하고, 전씨와 ㄱ씨 외에도 전씨의 동거남(32)과 동거남의 친구(32·남)도 함께 있었다. 이들 4명은 택시를 타고 함께 인천으로 이동했지만, 전씨를 제외한 3명은 전씨 집 인근에서 먼저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 전씨가 숨진 딸을 안고 집 안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포착됐다.
이들은 “ㄴ양이 목욕탕에서 씻다가 넘어져 사망했다”고 거짓말을 하기로 말을 맞췄으나, 전씨 동거남의 친구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범행 사실을 실토했다. 다만, 전씨 동거남이 폭행 등 범행에 가담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은 전씨 동거남의 범행 공모 여부 등을 계속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ㄴ양 주검에 대한 1차 부검 결과, 갈비뼈가 부러지고, 전신에 멍 자국이 발견됐지만 사인은 알 수 없다는 구두소견을 받았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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