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끝에 아내를 트랙터로 치어 살해한 70대가 경찰에 구속됐다.
인천 논현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트랙터 운전자 ㄱ(77)씨를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ㄱ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2시11분께 인천시 남동구 수산동 한 도로에서 자신의 4륜 트랙터 뒷부분으로 아내 ㄴ(73·여)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애초 ㄱ씨가 운전 부주의로 사고를 내 아내를 숨지게 한 것으로 입건해 조사했으나, 범행 현장 주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담긴 ㄱ씨의 행동이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ㄱ씨가 아내가 걸어오는 것을 확인한 뒤 트랙터를 후진해 들이받는 장면이 포착된 것이다. 또 사고 뒤 아내가 트랙터에 부딪혀 쓰러졌는데도 당황한 기색 없이 태연하게 119에 신고하는 모습도 폐회로텔레비전에 담겼다.
경찰은 ㄱ씨가 트랙터로 아내를 고의로 들이받아 살해했다고 판단하고, 살인죄를 적용했다. ㄱ씨는 경찰에서 “아내와 살면서 크고 작은 다툼이 끊이지 않았다. 당일도 다툼이 있었는데,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우연히 아내를 보고 욱해서 그랬다”며 혐의를 인정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ㄴ씨 주검 부검을 의뢰한 결과 ‘다발성 골절과 심장 파열로 인해 숨진 것으로 보인다’는 1차 구두소견을 통보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조만간 기소 의견으로 ㄱ씨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