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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려치워 ××야” 아주대의료원장, 이국종 교수에 폭언 왜?

등록 2020-01-14 16:51수정 2020-01-15 16:12

외상센터 간호사 증원, 병실·기부금 갈등 배경
병원 “욕설 파일은 4~5년 전 것…할 말 없다”
이 교수 해군 훈련 참가차 태평양으로 출장 중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가 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욕설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31일부터 운행에 들어간 닥터헬기 모습. 경기도 제공
아주대병원과 이국종 교수가 외상센터 운영을 놓고 욕설 논란을 빚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8월31일부터 운행에 들어간 닥터헬기 모습. 경기도 제공

“때려쳐(때려치워), ××야. 꺼져. 인간 같지도 않은 ×× 말이야. 나랑 한판 붙을래 너?”(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

“아닙니다. 그런 거….”(이국종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장인 이국종 교수에게 욕설 등 폭언을 한 과거 대화 내용이 공개되면서 병원과 이 교수를 둘러싼 갈등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원장의 폭언이 공개되자, 1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유 원장의 파면을 요구하는 글이 이어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는 모양새다.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이 교수와 병원 쪽의 해묵은 갈등은 크게 △아주대병원 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외상센터)의 간호사 인력 충원 △병상 부족 △닥터헬기 이용 및 장비 등 3가지 문제로 압축된다. 유 원장의 폭언이 담긴 대화는 4~5년 전의 일로 이런 문제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지금도 이와 관련한 문제가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이 병원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 교수는 그동안 병원 쪽의 비협조로 중증외상환자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꾸준히 주장해왔다. 이 가운데 외상센터 간호사 인력 충원 문제가 공개적으로 터져 나온 것은 지난해 10월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다. 이 교수는 당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는 참고인으로 출석해 “국회에서 배정한 간호사 증원 예산의 절반을 (아주대)병원 쪽이 기존 간호인력을 충원하는 데 사용해, 정작 외상센터에는 애초 계획한 60여명 중 37명만 증원됐다”고 병원 쪽을 비판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는 전국 외상센터에 집중치료실 간호인력 증원 예산을 일괄 지원했다. 아주대 외상센터에는 간호사 67명 증원을 위한 22억원이 배정됐으나 병원 쪽은 37명만 증원했다. 병원은 “정부가 지원하기 전에 자체적으로 외상센터 집중치료실에 간호사를 채용했기 때문에 관련 예산 가운데 일부를 기존에 충원한 간호사 인건비로 보전했다”는 입장이었지만, 이 교수는 “간호사 67명을 모두 늘려달라”고 요구해 갈등을 빚었다. 복지부는 자체 감사에 나섰으나, 아주대병원이 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어서 지원 예산을 간호사 증원에 쓰도록 권고하는 선에서 감사를 마무리했다.

병상 문제를 둘러싼 이견도 갈등의 골을 깊게 만들고 있다. 2016년 3월 아주대병원에 외상센터가 문을 열면서 환자가 몰렸고, 이들을 수용할 병실을 두고 이 교수와 병원의 갈등은 깊어졌다. 지난해 1월부터 지금까지 외상센터에 병상이 없어서 신규 환자를 받을 수 없던 상황인 ‘외상센터 일시 폐쇄’(바이패스)는 모두 40건에 시간으로는 527시간이었다. 이 교수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병원 쪽에서) 병실을 안 줘 작년에 한 달가량 (외상센터) 가동을 못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병원 쪽은 “지난해에 본관 병동을 고치면서 755병상 중 100병상을 줄였다. 센터뿐만 아니라 전반적으로 병상이 부족했다”고 설명했다.

외상센터로 환자를 옮겨오는 닥터헬기를 둘러싼 문제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다. 지난해 8월31일부터 닥터헬기가 운항하면서 소음 문제를 제기하는 환자와 주변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면서 양쪽이 갈등을 겪었으며, 최근에는 닥터헬기 이용 의료진을 위한 고가의 헬멧을 몇 개나 살지를 두고도 양쪽의 의견이 맞부닥치는 상황이다.

한편 병원 쪽은 유 원장의 폭언이 담긴 대화가 공개된 것에 대해 “따로 낼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두 달 동안 해군 순항훈련을 마치고 15일 경남 진해군항으로 귀항한다.

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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