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학산 일대 오염토양 정화작업. 인천시 제공
주한미군 주둔지였던 인천 문학산 일대 오염토양이 52년 만에 정화됐다. 환경단체의 문제 제기 이후 20년 만에 정화사업이 끝난 것이다.
인천시는 2014년 2월 연수구 옥련동 등 문학산 일대 8206㎡ 터에서 시작된 오염 토양 정화사업이 지난달 완료됐다고 3일 밝혔다. 이 일대는 1953년부터 1968년까지 주한미군 주둔지로, 당시 유류저장시설이 있던 곳이다.
2000년 인천녹색연합이 문학산 일대 토양오염 문제를 제기하면서 인천시 기초조사와 환경부 토양오염실태조사 등을 거쳐 유류저장 시설 유류누출로 인한 주변지역 유류오염이 확인됐다. 발암물질로 알려진 석유계총탄화수소(TPH), 벤젠, 톨루엔 등이 검출됐다. 오염부피만 1만3293㎥에 달했다.
환경부는 인천시의 건의를 수용해 2014년 2월부터 115억원을 들여 오염 토양 정화사업에 들어갔다. 6년에 걸친 정화사업 결과, 토양 내 오염물질 함유량은 모두 기준치 밑으로 떨어졌다.
이곳의 석유계총탄화수소는 한때 9863㎎/1㎏으로 기준치(5천㎎/1㎏)를 크게 웃돌았지만, 현재 354㎎/1㎏까지 떨어졌다. 벤젠은 10.5㎎/1㎏에서 0.1㎎/1㎏으로 떨어져 기준치(1㎎/1㎏) 밑으로 내려갔고, 톨루엔도 124.6㎎/1㎏에서 1.9㎎/1㎏으로 줄어 기준치(20㎎/㎏)를 충족했다. 시는 이달부터 내년 12월까지 정화 완료 지역에 대해 사후 모니터링을 하며 지속적인 관리체제를 유지할 방침이다.
방극호 시 환경정책과장은 “문학산 정화사업은 시민·사회단체와 인천시가 환경부에 적극적으로 건의해 전국 최초로 정부 주도 정화사업 방식을 도입해 오염 토양을 정화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학산 오염토양 문제를 제기했던 인천녹색연합은 이날 논평을 통해 토양환경전담부서 설치를 요구했다. 이 단체는 “인천에는 문학산, 부평미군기지 등 주한미군 시설로 인한 오염뿐만 아니라 과거 비위생매립지, 각종 오염물질 배출 사업장 등으로 인한 토양오염문제가 산적해 있다. 토양은 인간뿐 아니라 수많은 생명의 터전이다. 토양과 지하수 환경보전에 대해 선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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