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이마트 용인점 자동길(무빙워크)에서 4살 여아가 타고 있던 손수레의 제어장치가 고장나 고객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마트 자동길(무빙워크)에서 4살 아동이 탄 손수레(쇼핑카트)가 갑자기 미끄러져 아이와 어머니가 다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사는 ㄱ(44·여)씨는 지난 5일 오후5시52분께 4살 딸과 함께 장을 보려고 이마트 용인점을 방문했다. 평소처럼 유아를 앉힐 수 있도록 제작된 손수레에 딸을 앉히고 지상 3층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자동길에 올라탔다. 짐은 실리지 않은 상태였다. 자동길에 올라 잠시 손잡이를 놓은 순간 손수레가 쏜살처럼 아래로 쓸려내려 갔다. 속도가 붙은 손수레는 20m를 미끄러져 2층 홍보시설이 설치된 진열장에 부딪혔다. 손수레를 잡으려고 달리던 ㄱ씨는 자동길 끝부분에서 넘어져 나뒹굴었다. 입고 있던 청바지는 찢어지고, 무릎이 3cm가량 페이고 허리 등에 타박상을 입었다.
당시 사고 상황은 ㄱ씨의 남편(41)이 이마트 용인점으로부터 받은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놀라 울음을 터트린 딸을 카트에서 내린 뒤 부둥켜 안고 달래는 ㄱ씨의 모습도 포착됐다. 다행히 ㄱ씨의 딸은 큰 외상은 없었지만, 사고 이후 차량 탑승을 거부하거나 두려움을 느끼는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5일 이마트 손수레 사고로 무릎 등 부상을 입은 피해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모습. 피해자 쪽 제공
11일 이마트 용인점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당일 ㄱ씨의 딸을 태운 손수레의 제어장치가 마모돼 사고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길에 난 홈과 손수레 제어장치의 홈이 맞물려 제동하는 방식인데, 제어장치의 완충재(패드)가 마모됐다는 것이다. 손수레 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사고인 셈이다. ㄱ씨의 남편은 “하루에도 수십, 수백명이 손수레를 사용하는데, 또 이런 사고가 또 언제 터질지 모른다. 그런데도 조용히 넘기려는 이마트 쪽의 안일한 대응에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마트 쪽은 손수레 관리 부실을 인정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내구연한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 보통 제어장치의 완충재가 2㎜가량 마모되면 교체한다. 제어장치 틈 사이에 100원짜리 동전을 넣었을 때 발행연도까지 들어가면 교체하고 있다”며 “해당 손수레에 대한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아 발생했다. 사고 이후 점검해 마모된 제어장치를 모두 교체했다”고 해명했다. 이어 “재발방지 대책 마련 및 피해자에 대한 병원 치료 등을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마트 용인점은 지점 내 손수레 500여대가 있으며, 지난해에는 56대를 폐기하고, 제어장치 완충재 1200여개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글·사진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