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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수도권

여의도 23배 ‘새 땅’ 생긴 인천, 또 갯골 메워 관광단지 개발

등록 2020-05-12 15:57수정 2020-05-13 02:32

인천경제청, 저어새 등 멸종위기종 서식 ‘영종갯골’ 매립
환경단체 “땅장사 위한 매립 철회…생태보호지역 지정을”
인천 중구 영종도 영종2지구 매립계획지 위치도.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 중구 영종도 영종2지구 매립계획지 위치도. 인천경제청 제공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인천 영종도와 현재 공사 중인 영종드림아일랜드 터(영종 준설토투기장) 사이에는 바닷물이 드나드는 ‘갯골’이 있다. 영종 준설토투기장은 인천항의 항로 수심을 유지하기 위해 바다에서 퍼올린 개흙을 매립해 국제 관광·여가복합단지로 조성하는 곳으로, 일종의 ‘인공섬’(1·2단계 합산 면적 732만㎡)이다. 영종도와 인공섬 사이에 있는 이 갯골이 여의도 면적(2.9㎢)의 1.35배에 이르는 ‘영종2(중산·3.38㎢)지구’ 매립개발계획지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1조981억원을 들여 이 갯골을 메우고, 그 자리에 2031년까지 해양 관련 산업과 리조트, 주택 및 상업복합단지로 조성하는 영종2지구 개발사업을 추진 중이다.

인천경제청은 2018년 4월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작성에 이어 본안 검토에 들어가는 등 영종2지구 매립을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영종 준설투기장 2단계 매립이 완료될 때에 대비해 추가 준설토매립지 조성을 위한 포석이다. 인천경제청은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완료되면, 해양수산부의 공유수면매립기본계획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갯골 매립 추진에 환경단체인 인천녹색연합은 12일 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땅장사’를 위한 영종2지구 개발사업을 철회하고, 갯골 일대를 ‘해양생태 보호지역’으로 지정하라고 촉구했다. 영종2지구 갯골은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 알락꼬리마도요를 비롯해 2만 마리 이상의 도요새 물떼새의 번식지로 알려져 있다. 또 2018년 9월, 인하대 해양과학과 해양동물학실험실과 생명다양성재단, 인천녹색연합이 조사한 결과, 멸종위기 2급 야생생물이자 보호대상해양생물인 ‘흰발농게’의 대규모 서식지로 확인됐다. 전체 매립면적의 0.15% 규모인 5950㎡ 일대 조사에서만 최소 5만 마리가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종2지구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인천녹색연합 제공
영종2지구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흰발농게. 인천녹색연합 제공

인천녹색연합은 “인천경제청이 친환경 단지 조성을 앞세우고 있지만, 이 매립사업의 필요성을 ‘경제청의 토지매각 재원 확보’로 명시하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영종 준설토투기장 매립을 완료한 뒤 민간사업자에게 넘겨 땅장사했듯이 인천경제청 또한 땅투기개발사업으로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인천지역은 2000년대 이후 지속적인 공유수면 매립 등으로 68.26㎢의 새 땅이 생겼다. 반대로, 송도·영종·청라경제자유구역 조성,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조성 등을 위해 여의도 면적의 23배에 이르는 갯벌이 사라진 셈이다. 이예은 인천녹색연합 생태보전팀장은 “준설토매립장 조성이 계속 진행되는 만큼, 갯벌 면적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전세계적으로 갯벌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인천은 뒷걸음질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영종2지구 매립계획 철회를 요구하며 12일부터 무기한 1인 시위에 돌입했다.

권승안 인천경제청 영종계획담당은 “영종2지구 매립면적의 절반가량을 줄여 생태공원으로 유지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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