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정의기억연대 이사장이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쉼터인 평화의 우리집 앞에서 손영미 소장의 부고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6일 숨진 서울 마포구 소재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쉼터 소장 손영미(60)씨를 부검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목맴사가 직접 사인이라는 소견을 내놨다.
경기 파주경찰서는 8일 오전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해 이날 오후 이런 내용의 1차 구두소견을 통보받았다고 밝혔다. 정밀조사 결과는 2주 뒤쯤 나올 전망이다. 부검을 마친 뒤 손씨의 주검은 유족과 정의기억연대 쪽이 마련한 빈소로 옮겨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까지 수사 결과 사망 원인은 스스로 목을 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손목과 복부 등에 자해한 흔적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사망 원인과 함께 사망 경위에 대한 조사를 위해 손씨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포렌식 작업도 진행중이다. 9일께 디지털포렌식 결과가 나오는 대로 사건을 내사 종결 처리할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마지막 통화자와의 통화 시간과 내용 등을 파악해 사망 경위와 숨진 시간을 추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폐회로텔레비전(CCTV)를 분석한 결과 손씨는 지난 6일 오전 10시57분 자택인 파주시내 아파트로 들어간 뒤 외출하지 않았으며, 집안에 다른 침입 흔적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혼자 거주하는 손씨가 연락이 닿지 않자 전 동료였던 지인이 6일 밤 손씨의 집까지 찾아왔으며, 집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자 밤 10시35분께 소방당국에 신고했다. 손씨는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으며,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았다.
손씨는 지난달 21일 검찰이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회계 자료 일부가 보관돼 있다는 이유로 쉼터를 압수수색한 뒤 주변에 “압수수색으로 힘들다”는 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연 이사장을 지낸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씨의 죽음과 관련해 “기자들이 대문 밖에서 카메라 세워놓고 생중계하며 마치 쉼터가 범죄자 소굴처럼 보도를 해대고, 검찰에서 쉼터로 들이닥쳐 압수수색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