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학교에 다니던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중학생 2명이 지난 4월9일 오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시 미추홀구 인천지방법원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같은 학교에 다니던 남학생들로부터 집단 성폭행을 당한 여중생이 사건 발생 이후 극심한 불안과 우울감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지법 형사13부(재판장 고은설) 심리로 12일 열린 이 사건 2차 공판에서 피해 여중생의 변호인은 “현재 피해자는 극도의 불안감·분노·우울감을 겪고 있다”며 “자해를 시도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는 외출했다가 또래 남학생이 보이면 무서워서 집으로 돌아오기도 한다”며 “이처럼 피해자는 평생 이 사건을 잊지 못하고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인은 또 “피해자와 가족들은 피고인 중 한 명이 범죄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 더 분노한다”며 “피고인들 가운데 특히 혐의를 부인한 피고인에 대해 엄벌을 탄원한다”고 재판부에 전했다.
앞서 첫 재판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강간 등 치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ㄱ(14)군과 ㄴ(15)군은 혐의와 관련해 엇갈린 진술을 했다. ㄱ군은 혐의를 인정했으나, ㄴ군은 "(ㄱ군과) 공모한 사실이 없고 성폭행을 시도한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해 12월23일 새벽 인천시 한 아파트 헬스장에서 같은 중학교에 다니던 ㄷ(14)양을 불러 술을 먹인 뒤 28층 계단으로 끌고 가 잇따라 성폭행을 하거나 시도해 다치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 조사 결과, ㄱ군은 ㄷ양을 성폭행했고, ㄷ군은 성폭행을 시도했으나 미수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한편, 경찰이 조사 과정에서 ㄱ군 등의 범행 모습이 담긴 아파트 폐회로텔레비전(CCTV) 일부 영상을 제대로 확보하지 않는 등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경찰은 사건 담당 팀장 등을 상대로 자체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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