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7기 반환점을 앞둔 박남춘 인천시장이 후반기 참모진 교체 과정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무비서관이 특혜시비가 잇따랐던 송도 6·8공구 개발사업시행사의 감사로 채용되는가 하면, 개방형 공모를 통해 임명하는 대변인을 현직 언론인으로 미리 내정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인천시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매상진 정무비서관은 최근 시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는 현대건설의 송도랜드마크시티유한회사(이하 송도유한회사) 감사로 내정돼 다음달 10일부터 출근할 것으로 알려졌다. 2015~2018년 당시 국회의원이던 박 시장의 보좌관 출신인 매 비서관은 민선 7기 출범 뒤 인천시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을 거쳐 비서실 지방별정직 4급 상당의 정무비서관으로 자리를 옮겼다.
매 비서관의 이직을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그가 감사로 내정된 송도유한회사가 송도국제도시 6·8공구(터 128만㎡) 개발사업 시행자이기 때문이다. 송도유한회사는 2007년 사업 초기부터 저렴한 택지 공급가 탓에 특혜시비는 물론, 각종 유착 의혹까지 불거졌던 곳이다. 민선 7기 출범 뒤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인천경제청과 송도유한회사 쪽이 6·8공구 개발이익 환수에 합의하며 분양사업 등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현대건설이 외국계 자본의 지분 전부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제자유구역의 지정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온 상황이다. 외투기업으로 개발사업시행자 지위를 얻어 진행된 6·8공구 개발사업에서 외투기업이 모두 떠나 지위를 유지할 수 있냐는 것이다. 송도유한회사는 현재 송도 6공구 3개 블록 내 아파트 분양사업도 진행 중이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말처럼, 특혜시비가 끊이지 않는 개발사업에 시장의 측근이 임명되는 일은 이권개입 등의 의심을 살 여지가 있다”며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시장의 측근이라는 이유만으로도 관련 개발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시는 또 7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김은경 대변인 후임으로 인천시청 출입 지방언론사 편집국장을 사실상 내정했다. 개방형 공모직인 대변인을 미리 정해 두고, 공모 절차를 진행하는 것이어서 ‘응시자 기만행위’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현직 언론인을 임명해 ’언론의 중립성’을 훼손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오후 취임 2주년 차담회에서 “대변인 채용은 시장이 관여할 일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측근의 송도유한회사 입사와 관련해선 “그가 송도유한회사로 간다는 사실도 몰랐다”며 선을 그었다.
이정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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