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식중독이 발생한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 한 사립유치원 전경. 이 유치원에서는 지금까지 100여명 안팎의 어린이와 교사가 식중독 증상을 보여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일부 어린이는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까지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경기도 안산시 상록구의 ㄱ유치원에서 지난 16일 이후 식중독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과 교사 등이 100명 안팎으로 늘어난 가운데, 25일 오후 현재 14명이 합병증인 용혈성요독증후군(HUS·일명 햄버거병)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가운데 5명은 신장 기능 등이 나빠져 투석 치료를 받고 있다. 유증상자 가운데 원아 40명과 교사 1명에게서는 장출혈성대장균이 검출되기도 해 모두 31명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용혈성요독증후군은 장출혈성대장균으로 인한 합병증 중 하나다. 이 병은 1982년 미국에서 덜 익힌 패티가 든 햄버거를 먹은 어린이 수십명이 HUS에 집단 감염되면서 ‘햄버거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햄버거병 환자의 절반 정도가 투석 치료가 필요할 정도로 신장 기능이 망가지기도 한다.
보건당국은 원생들이 단체 급식을 통해 장출혈성대장균에 감염된 것으로 보고 역학조사를 계속하고 있다. 184명의 어린이가 다니는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16일부터 원생들이 복통을 호소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경기도와 안산시 보건당국은 등은 역학조사 및 방역 조치에 나섰으며, 원아 184명과 교직원 18명 등 202명의 검체를 채취해 전수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당 유치원은 지난 19일부터 이달 30일까지 폐쇄 명령이 내려졌다.
한편, 안산시에서는 같은 상록구의 ㄴ 사립유치원에서도 원아와 교사가 식중독 증상을 보여 보건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이 유치원에서 원아 8명과 교사 1명이 노로바이러스로 의심되는 식중독 증상을 호소해 안산시 보건당국이 보조식과 검체, 유증상자에 대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 유치원에서는 지난 22일 첫 유증상자가 발생해 이날까지 증상을 호소하는 원생과 교사가 차례로 늘어났다. ㄴ유치원에는 167명의 원아가 재원 중이며 교직원·조리 종사자 28명이 근무 중이다.
안산시는 “이들 유치원은 같은 상록구에 있지만, 거리가 10㎞가량 떨어진 데다 식자재 공급 등에서 별 연관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발병한 환자들의 증상이 다르다”고 밝혔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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